8연패 롯데, ‘곰탈여’도 속수무책
김태형 롯데 감독이 ‘명장’의 반열에 오른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적재적소에 투입한다.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런 용병술 덕분이다.
하지만 롯데에서는 김태형 감독의 감이 잘 통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감이 통하더라도 그 이상의 변수가 생긴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가 그랬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 전 라인업을 한 차례 바꿨다. 처음 작성한 라인업에서는 김민성이 3루수를 맡았다. 그러나 20분 뒤 새로 나온 라인업에서는 김민성이 사라지고 박승욱이 이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이학주가 박승욱 대신 유격수로 투입됐다. 김 감독은 올시즌 1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박승욱을 넣은 것에 대해 “박승욱이 상대 전적이 좋더라”고 했다. 박승욱은 LG 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12타수 6안타 타율 0.500을 기록했다. 타순도 가장 타율이 높은 빅터 레이예스를 4번으로 옮긴 뒤 그 앞에 칠 만한 타자들을 몰아넣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 초반부터 반가운 득점이 나왔다. 2회초부터 박승욱이 임찬규의 5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긴 것이다. 박승욱은 시즌 첫 홈런을 자신이 강했던 임찬규를 상대로 뽑아냈다.
시작부터 예감이 좋았다. 선발 이인복은 2회말 LG에 2점을 내줬고 3회에는 문보경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2-3 역전을 허용했지만 롯데는 다시 5회 전준우의 솔로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모처럼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는 듯했다.
9회에 롯데에 다시 기회가 왔다. 김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서 빼뒀던 김민성을 9회 대타로 투입했다. 김민성은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2루타를 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어 이정훈이 1타점 2루타를 치면서 한 점을 쫓아갔다. 유영찬은 계속 흔들렸고 롯데는 밀어내기 볼넷까지 얻어내며 동점까지 만들었다.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보근이 초구에 배트를 휘두르면서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고 동점을 만든 데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은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내준 후 계속 흔들렸다. 홍창기에게도 볼넷을 내줘 누상은 주자로 가득 찼다. 후속 타자 안익훈을 뜬공으로 유도하면서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는 듯했다. 중견수 김민석이 거의 내야 가까이 뛰어들어와서 잡았고 중간에서 유격수 박승욱이 한 차례 잡았다가 홈으로 송구했다. 그러나 3루주자박해민은 홈으로 쇄도했고 공보다 먼저 도달했다. 롯데는 또 졌고, 8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는 해볼 법했기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아직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안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빠르게 개막을 했다고 하지만 이미 날짜는 4월 중순을 넘어서고 있다. 롯데의 어긋난 톱니바퀴는 언제쯤 맞춰질까.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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