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없다” 류현진의 비밀번호 258, 고척에선 뜨거운 맛? 창원에선 아찔한 맛[MD창원]

창원=김진성 기자 2024. 4. 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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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없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18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이 미세먼지로 취소되기에 앞서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을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2-5-8 라인으로 들어오는 공이 거의 없다. 어제도 한 5개 정도?”라고 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강인권 감독이 말한 2-5-8 라인은 비단 류현진에게만 중요한 키워드는 아니다. 대부분 투수가 2-5-8라인을 의식한다. 5번은 가장 위험하니 되도록 피해야 한다. 물론 모든 투수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2번과 8번은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2번과 8번도 5번에 가까운 2번과 8번이라면 위험성은 커진다.

강인권 감독이 말한 2-5-8은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한 것을 의미한다. 상단 라인의 왼쪽부터 1-2-3이고, 중간라인의 왼쪽부터 4-5-6번이다. 하단라인의 왼쪽부터 7-8-9번. 즉, 5번이 한 가운데다. 얻어맞을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2번은 상단, ABS 시대에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구역이다. ABS에선 기존 2번에서 공 하나 정도 더 높아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

결국 강인권 감독은 류현진이 17일 창원 NC전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공이 하나도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 셈이다. 경기 후 KBO로부터 받은 태블릿 PC로 류현진의 투구를 분석해보니, 98개의 공 중 3~5개 정도의 공을 제외한 모든 공이 좌우 보더라인으로 향했다.

류현진이 류현진답게 돌아왔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사실 KBO리그 복귀 후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최고의 투구였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통산 100승을 미룬 결정적 원인은 4회초 2사 1,2루서 김성욱에게 내준 좌월 스리런포였다. 당시 공이 약간 가운데에서 몸쪽으로 몰렸다는 게 김성욱, 강인권 감독, 한화 최원호 감독의 회상이다. 우타자가 딱 치기 좋은 코스였다.

이걸 제외하면, 류현진은 류현진답게 돌아왔다는 게 최원호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커터 하나 실투가 있었다. 정타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점점 안정된 피칭을 한다. 7이닝도 처음으로 던졌는데, 100개가 넘어갈 수 있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내보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좌우 코너워크가 된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줄었다”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는 경우가 많았고, 좋은 결과를 냈다.

류현진은 5일 고척 키움전서 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까지 통틀어 역대 최악의 투구를 했다. 당시 5회에 갑자기 1~2구에 안타를 ‘빵빵’ 얻어 맞았다. 7타자 연속 피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대부분 공이 2번과 5번에 들어갔다. 당시 최원호 감독은 “코너워크”라고 했다.

사실, 류현진처럼 커맨드가 좋은 투수에게 해당되는 미션이다. 커맨드와 제구력이 안 좋은 투수에게 코너워크를 하라고 하면, 더더욱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2-5-8번을 공략하는 게 답일 수 있다.

그러나 2-5-8번을 꾸준히 외면해온데다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기 힘든 류현진에겐 계속 2-5-8번의 외면이 중요하다. 강인권 감독과 최원호 감독은 결국 같은 얘기를 했다. 2-5-8번을 외면하기 시작한 류현진은 류현진답게 빠르게 돌아왔다. 결국 류현진의 2-5-8번은 고척에서 키움 타자들에게 뜨거운 맛을 봤다면, 창원에선 김성욱에게 한 방을 맞으며 아찔한 맛을 잠시 봤을 뿐, 좋은 마무리를 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통산 100승은 어차피 시간문제.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평균자책점(현재 5.33)도 류현진스럽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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