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테마파크가 '공익사업'인 이유[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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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일단 K-테마파크의 최고 경쟁력은 가격에서 나온다.
최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리테일랩 연구에 따르면 테마파크는 단순히 '꿈과 환상의 나라'가 아니다.
K-테마파크가 수익에 급급하지 않는 공익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진출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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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테마파크를 자주 찾는 한 학부형의 얘기다. 어릴 때부터 다니다보니 너무나 익숙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으로 대표되는 K-테마파크가 어느새 경쟁력 있는 관광 인프라가 된 셈이다. '국뽕'으로 상징되는 지나친 민족주의 감성이 아니다. 글로벌 테마파크를 한두 번 다녀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일단 K-테마파크의 최고 경쟁력은 가격에서 나온다. 코로나 이후 입장권이 올랐다지만 여전히 각종 할인으로 종일권을 3만~4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디즈니나 유니버설스튜디오 계열은 물론이고 동남아 테마파크보다도 싼 수준이다. 물가가 저렴한 베트남의 빈펄(리조트 브랜드) 계열의 테마파크도 5만원이 넘어간다. 물론 시설은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심지어 서울랜드에도 훨씬 못 미친다. 디즈니나 유니버설 계열 미국지역은 입장권만 10만원이 훨씬 넘고 일본 등 아시아지역도 10만원에 육박한다.여기에 필수나 다름없는 추가 티켓과 부대 비용을 감안하면 인당 30~40만원은 우습게 든다.
가격만 싼게 아니다. 각종 시설의 수준도 디즈니·유니버설 계열에 버금간다. 청결 등 관리 상태는 더 나은게 사실이다. 식음료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외부 프랜차이즈들도 대거 입점했고, 음식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당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테마파크 음식이 비싸지 않단 느낌마저 들 정도다. 디즈니·유니버설 계열은 비싸면서 맛없는 음식을 내놓아 '사악하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이외에도 K-테마파크가 준 혜택은 참 많다. 사실상 '공익사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기절정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붐 전엔 에버랜드도 상당기간 적자였다. 롯데월드도 가끔 흑자를 냈고 적자가 일상인 회사였다. "돈 벌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다"란 두 회사 창업자의 의지가 담겨 함부로 입장료도 올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리테일랩 연구에 따르면 테마파크는 단순히 '꿈과 환상의 나라'가 아니다. '비일상적 경험과 즐거움'을 원하는 관광객의 근본적 니즈에 가장 부합하는 관광 인프라다. 상업시설과의 시너지로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면서 수익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이다.
국가 차원의 동력이 조금 보태진다면 K-테마파크는 정부(문화체육관광부) 목표인 연간 2000만 방한 관광객을 달성하는데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대기업 사업장이라고 정책적 지원에서 외면할 필요는 없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그리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관광과 콘텐츠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 중인 K-테마파크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은 고민해주면 좋겠다.
선거 때마다 '디즈니를 모셔오겠다'는 후보자와 당선자가 나오지만 한 번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K-테마파크가 수익에 급급하지 않는 공익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진출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기 때문이다.
K-산업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동안, 바쁜 K-노동자들이 짧은 여가 시간을 가족과 즐겁고 싼 가격에 행복하게 보내게 해준 K-테마파크만의 역할에 새삼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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