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퍼스 주식 42%→37%…연기금 머니무브에 약세장 올까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기술주들의 지속된 하락세를 이기지 못했지만 다우존스 편입 기업들은 일부 실적 호전으로 상승세를 확대하면서 전체적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5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나스닥은 1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2.07(0.06%) 오른 37,775.38을 기록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1.09포인트(0.22%) 하락한 5,011.12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81.87포인트(0.52%) 내려 지수는 15,601.5에 마감했다.
이번 주 나스닥 지수는 3% 이상, S&P 500은 2% 이상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상대적으로 선방해 0.6% 하락한 상황이다.
CNBC 등에 따르면 시위는 뉴욕과 서니베일, 시애틀 등에서 이뤄졌는데 체포된 구글 직원 일부는 시위 기간 동안 업무 계정과 사무실이 잠겨 있었고 행정 휴가를 받았으며 연락을 받을 때까지 직장에 복귀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트위치로 상황을 생중계했고, 이 시위집회에는 수백 명의 참석자가 모였다고 관련 근로자들이 전했다. 시위는 프로젝트 님부스(Project Nimbus)에 초점을 맞춘 'No Tech For Apartheid(차별주의자들에게 기술제공을 금하라)'라는 조직이 주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대에 AI(인공지능) 도구와 데이터 센터 및 기타 클라우드 인프라를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12억 달러 규모의 공동 계약을 반대해왔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오늘 저녁 구글은 어제의 역사적인 10시간 연좌 농성 시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직원을 포함해 20여 명의 직원을 무차별 해고했다"며 "구글 직원은 노동조건에 대해 평화적으로 항의할 권리가 있는데 이 해고는 명백한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기존주택매매는 전월비 4.3%나 감소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이던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모기지사인 프레디맥(Freddie Mac)은 30년 고정 모기지의 평균 금리가 25bp 오른 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거의 1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증가폭이다.
모기지 금리는 2월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3월 주택판매에 큰 부담을 안겼다. 최근 차입 비용이 급증하면서 주택을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지적이다. 보험료와 재산세, 유지관리비 등 집을 소유하는 데 드는 기타 비용도 증가했다.
주택 수요자들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대금을 받는 방법을 관리하는 규칙이 어떻게 변경될지와 그러한 변경으로 전체 비용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NAR도 최근 중개 수수료를 높게 유지하기 위해 담합했다는 지적을 얻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규정이 도입될 경우 주택 구매자들은 중개인과 수수료를 협상하는 것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수수료 체계 문제가 7월 이후에 명확해질 때까지 거래는 뜸해질 수 있다.
코어로직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셀마 헵은 "시장에 혼합된 신호가 너무 많아 사람들들은 일단 가만히 지켜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후반에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주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오면서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금리인하를 늦추는 분위기다. 모기지의 벤치마크인 국채 10년 만기물 수익률도 4.6%를 넘나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시스템(CalPERS, 캘퍼스)은 250억 달러를 주식에서 사모펀드와 사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많은 주 및 지방 정부 자금 운용기관들이 대체투자를 위해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연기금들은 리스크 헤지를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전략화한다. 이들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이유는 1분기에 지수들이 모두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사실상 꼭지점을 나타냈고, 이후로도 증시가 좀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일부 잠재적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그보다 훨씬 큰 하방 추락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연기금은 보수적이다. 가입자들의 은퇴후 미래에 수익률을 덧붙여 반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위험을 덜 감수하고 해당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하는 본연적 성격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주가가 하락했지만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보다 고작 4.4%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월 말까지 지수가 대략 10% 상승하면서 2019년 이후 최고의 1분기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기준금리는 수십 년래 최고치로 치솟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규모 은퇴 자금들을 운용하는 연기금에 포지션을 순환을 압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연기금들의 조정으로 인해 2023년 1910억 달러에서 올해 3250억 달러의 주식이 매매될 것으로 추정한다.
밀리만 수석 컨설팅 보험계리사인 조라스트 와디아는 "연기금들이 증시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이익을 모두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가가 그 사이에 떨어져버리면 자금을 돌려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기업 근로자와 주정부, 지방정부 근로자를 위한 연금 기금은 2023년 말 기준 약 9조 달러 규모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임직원들의 퇴직금 옵션을 401(k) 유형의 퇴직연금 관리로 전환해 지난 20년 동안 연금을 저축하고 수익을 늘려왔다. 게다가 주 및 지방 정부 연금 제도는 대부분 신규 근로자들에게 열려 있다. 월셔 트러스트에 따르면 포트폴리오는 절반이 주식에, 15% 이상이 사모펀드와 기타 위험자산에 포진해 있다.
캘퍼스는 지난 3월 주식투자 비중을 42%에서 37%로 낮추면서 대신 사모펀드와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펀드는 이 두 자산 클래스가 향후 20년 동안 주식의 6~7% 수익률에 비해 7~8%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940억 달러 규모의 펀드에는 6월 현재 미래 연금 약속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자산의 약 72%가 포함돼 있다.
경찰, 소방관 및 기타 공공근로자를 지원하는 2,600억 달러 규모의 뉴욕주 공동 퇴직 기금(NYSCRF)도 주식 배분을 47%에서 39%로 줄였다. 이들은 최근 주법 변경으로 민간 시장 투자 한도가 늘어난 이후 이달 초 자금을 사모펀드와 부동산 및 실물 자산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클 롬바르디(Michael Lombardi) 자산 배분 담당 이사는 "이 모델은 새로운 자산 혼합에 대해 위험이 매우 낮고 수익률은 매우 약간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종류의 주 투자 기금인 8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영구 기금 공사(APFC)도 주식 위험을 줄이고 있다. APFC는 광물 수입과 기타 주 자금을 투자하며 혜택 지급 의무는 없다. 이 펀드는 주식 포트폴리오를 2023회계연도 자산의 36%에서 2025년 32%로 줄이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대신 채권을 20%에서 18%로 낮추려는 계획은 취소했다. APFC의 투자 책임자인 마커스 프램튼(Marcus Frampton)은 "금리가 높다는 것은 여전히 투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채권에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소비자 물가 지수보다 5%포인트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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