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왜 가냐고? 샤넬백 200만원 더 싸…"비행깃값 건지고도 남는다"

송지유 기자 2024. 4. 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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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일본 도쿄로 여행 온 치아라 람비아씨(26·학생)는 여행 가방 2개를 끌고 다니며 하루 종일 쇼핑을 했다.

람비아씨는 "일본의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전혀 부담이 없었다"며 "독일에서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품목들을 미리 검색해 쇼핑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예상보다 구매 물품이 더 늘어 일본에서 여행 가방 1개를 더 사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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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치 34년 만에 최저…고가품 쇼핑족 몰려
샤넬 가방·태그호이어 시계 등 200만원대 차이
지난달 방문 외국인 308만명, 월간 기준 최대치
명품 매장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 도쿄 긴자지구. /로이터=뉴스1


독일 베를린에서 일본 도쿄로 여행 온 치아라 람비아씨(26·학생)는 여행 가방 2개를 끌고 다니며 하루 종일 쇼핑을 했다. 그는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는 긴자지구에서 의류와 가방, 기념품 등을 구매해 차곡차곡 담았다. 람비아씨는 "일본의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전혀 부담이 없었다"며 "독일에서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품목들을 미리 검색해 쇼핑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예상보다 구매 물품이 더 늘어 일본에서 여행 가방 1개를 더 사야 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명품족들이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미국은 물론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여행객들 사이에선 "일본에서 가방·시계 등 고가품을 쇼핑하면 비행기 값을 건진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 정도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미국은 물론 유럽 관광객들까지 일본으로 명품 쇼핑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주요 명품 브랜드 제품의 미국 판매가(세전)와 일본 면세가를 비교했더니 샤넬·태그호이어 등 일부 고가품의 경우 1000달러(137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일본 도쿄에서 샤넬 클래식 핸드백을 면세가 1만277달러(약 1412만원)에 구매할 수 있지만, 미국 뉴욕에서 같은 제품을 살 때는 1만1700달러(약 1607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 판매가는 세전 기준으로 실제 구매할 때는 세금을 더한 값을 내야 한다. 태그호이어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시계 역시 일본 면세가가 5087달러(약 699만원)로 미국 판매가 6450달러(약 886만원)보다 1300달러 이상 저렴하다. 까르띠에 러브 팔찌와 버버리 트렌치코트 역시 일본에서 구매하면 미국보다 500달러 안팎 싸다.

이는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154엔대로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차익 거래를 막으려고 전 세계 제품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면서 이를 제 때 반영하지 못한 것도 일본과 미국·유럽 간 가격 차이를 키웠다. 이미 지난 몇 년간 가격을 인상한 브랜드의 경우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워 조정을 못한 측면도 있다.

전 세계 명품족들이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사진은 명품 매장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 도쿄 긴자지구. /로이터=뉴스1

이 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본에서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생기면서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블룸버그는 봤다. 실제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총 308만1600명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도쿄 내 명품 쇼핑지구인 긴자에선 최근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가 끊이지 않고 들린다"며 "팬데믹 이전 부유한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 내 명품 쇼핑을 주도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올 1분기(1~3월) 일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한 것도 엔저에 따른 명품 쇼핑 수요가 몰린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이 중국의 수요 둔화로 6%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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