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그후] 강동갑, 재건축 부촌 민주당 위협…역대급 초박빙

정윤미 기자 2024. 4.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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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전주혜 2.24%p 승부 결정…3302표 차이
재건축 아파트촌 명일·고덕·상일 '보수' vs 강동·암사 '민주' 우세

[편집자주]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제22대 총선.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었다. 이중에서도 당락을 가른 표 차이가 5%포인트(p) 미만인 선거구가 20곳에 달한다. 이념, 계층, 세대, 지역으로 갈라진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낱낱이 보여주는 곳들이다. 5%p의 차이를 극복하고 당선한 후보들은 누구며,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차례로 분석한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서울 강동갑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했던 강동갑은 지난 20대 총선부터 진 의원에게 내리 3선을 내주면서 민주당 텃밭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듯 보이지만 마냥 방심할 수만도 없다.

역대 총선에서 강동갑은 늘 초박빙 승부처였다. 87년 체제 이후 13대~19대까지 보수당이 차지했다. 20대 총선에서 진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 승기를 잡았다.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지만, 승패는 2~3%여포인트(p)차로 결정됐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역대 가장 적은 표차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가까스로 수성하고는 있지만 언제 국민의힘이 탈환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격전지 중의 격전지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성 법조인' 간 맞대결이 펼쳐진 강동갑은 총선 다음 날(11일) 오전 5시경 당선자 윤곽이 잡혔다. 최종 결과는 변호사 출신 진 의원이 7만3791표(50.12%) 득표율로 7만489표(47.88%)를 얻은 전직 판사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을 3302표(2.24%p)차로 이겼다.

본투표 결과 국민의힘이 우세했지만, 이전에 실시된 관외사전투표·재외투표·거소선상투표에선 모두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막판에 승부가 결정됐다. 진 의원은 △사전투표 58.72% △ 재외투표 71.89% △선상투표 50.63%를 기록했지만, 전 의원은 △38.80% △26.27% △42.99%에 그쳤다. 통상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사전투표 참여율이 높은 경향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본투표에서 강세를 보이곤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그랬다. 본투표 결과 강동갑 내 10개 동 가운데 6개 동에서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이 가운데 명일 1·2동과 고덕2동 그리고 상일1동은 지난 3번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진 의원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강동갑에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은데 재건축된 명일·고덕·상일동 일대는 보수 세가 강한 편이다. 강동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 소재지기도 하다.

특히 명일1동에는 보수 개신교 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 의원과 전 의원 모두 명성교회 교인일 정도다. 진 의원 경우 호주제 폐지 등 평소 진보적인 의정 활동을 보면 다소 이례적이지만 지역구 특성상 어쩔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20대 총선 당시 명성교회 원로목사인 김삼환 목사가 진 의원 선거사무소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진 의원 승리에 영향을 미쳤을 공산이 크다.

강일동과 2021년 강일동에서 분리된 상일2동 그리고 암사 1·2동은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3번 선거에서 모두 진 의원을 찍었고 이번 선거에서 상일2동과 강일동은 각각 19.64%p와 13.44%p차로 압도적 지지를 던졌다.

고덕1동과 암사3동은 상대적으로 역내 캐스팅보터(부동층)로 분류된다. 두 동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투표했다가 21대부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소수점 차로 앞서기 시작해 이번에도 보수당을 택했다. 다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고덕1동 2.17%p(21대 0.07%), 암사3동 4.10%p(21대 0.95%)였다.

강동갑은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할 핵심 지역구였다. 전 의원은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정치 신인임에도 3선 중진의 진 의원이 꽉 잡고 있는 강동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광주 출신 전 의원은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생활을 계기로 이 지역과 인연을 맺어 이후 강동구선거관리위원장을 거쳐 2022년부터 국민의힘 강동갑 조직위원장을 지냈다.

이번 당내 경선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강동갑 당협위원장 출신 윤희석 대변인을 상대로 압승을 거둘 만큼 지역 내 기반을 탄탄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의원은 패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주혜의 강동 사랑은 변함이 없다"며 이틀 뒤(13일)엔 명성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마치고 찍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진 의원 역시 당선이 확정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강동의 선택은 민생경제를 회복시키고 나라를 바로 세우라는 요구"라며 "강동 주민들의 선택이 사회적 개선과 강동발전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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