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이 된 김… 1년새 57.8% 치솟았다

최연진 기자 2024. 4. 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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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서 김 원재료 ‘원초’ 흉작 탓

채소·과일에 이어 가공식품인 김 가격까지 급등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김의 원재료인 ‘원초’가 흉작이라 한국산 김으로 수요가 몰린 게 원인이다. 원초 가격이 뛰자 김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김이나 김 가루를 쓰는 김밥·분식집 자영업자들은 “김 값이 금값”이라며 한숨짓고 있다.

18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 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마른 김 1속(100장) 도매가는 1만440원으로 1개월 전(9435원)보다 10.7% 올랐다. 1년 전(6618원)과 비교하면 57.8% 뛰었다.

18일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김 제품들을 살펴보는 모습. 최근 김의 원재료인 원초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요 조미김 전문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10~20% 올리고 있다./뉴시스

업계에선 중국과 일본의 원초 작황 부진으로 국내 김 수출이 급증해 값이 뛰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 원초는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재배하는데, 이상기후와 적조 발생 등으로 중·일에서 원초가 흉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서해·남해 해류와 수온 조건이 좋아 원초 생산량이 소폭 늘었는데, 수출에 워낙 많은 양이 쏠리다 보니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원초 공급가격이 오르면서 이를 가공해 만드는 조미김 가격도 줄줄이 뛰고 있다. 조미김 전문 업체인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 등이 최근 김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했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 등 조미김을 생산하는 대기업들은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외식 자영업자들은 울상이다. 김처럼 많이 사용하는 원재료 가격이 뛰지만 이를 곧바로 가격에 반영하면 손님이 줄기 때문에 마음대로 값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밥 값을 겨우 500원 올렸는데 김 값이 미친듯이 올라서 눈물이 다 난다. 값을 더 올리면 누가 사먹겠느냐’ ‘주먹밥의 김가루 양을 줄이고 또 줄이고 있는데 가격이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가루가 아니라 금가루’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나마 저장된 김을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급등한 원초 값이 김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면 관련 외식 물가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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