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굶어…” 활동지원 끊기자 가사·병치레 악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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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신고 들어오세요. 난지도가 따로 없어요."
병원동행 등 이동 뿐 아니라 가사 전반에서 지원이 가능한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끊기자마자 그의 삶은 돌연 악몽이 됐다.
최중범 태백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현행 복지제도는 장기요양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복지관 운영도 장애인과 노인으로 구분돼 있어 이씨와 같은 사례가 있을 경우 기관간 서비스를 연계할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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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질환 탓 장기요양보험 전환
중복수급 불가 요양지원만 가능
복지현장 제도 연계 필요성 제기
“신발 신고 들어오세요. 난지도가 따로 없어요.”
춘천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60대 중증 뇌병변 장애인 이정희 씨의 집에 들어서자 그가 말했다. 장애인의날(4월 20일)을 앞두고 최근 기자가 방문한 이씨의 집 곳곳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었다.
환갑의 나이가 된 그는 10년째 홀로 살아 왔지만, 이처럼 생활 관리가 되지 않기 시작한 것은 1년전 부터다. 지난 해 백내장 등 노인성 질환을 앓으면서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는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전환,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아 온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는 끊겼기 때문이다. 중복수급을 지양하는 현행 복지제도 원칙상 현재는 노인요양서비스만 받고 있다.
병원동행 등 이동 뿐 아니라 가사 전반에서 지원이 가능한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가 끊기자마자 그의 삶은 돌연 악몽이 됐다. 집안에서 사람의 흔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방을 치우지 못해 각종 쓰레기와 옷가지가 뒤엉켰고 식기 옆에도 쓰레기가 쌓였다. 이씨는 “중복수혜가 안된다고 해서 요양서비스만 받아왔다. 가사 지원 등이 안돼 이틀간 한 끼도 챙겨먹지 못했다”며 수시로 물을 마시면서 배를 채웠다.
몸 한쪽이 마비된 그는 전동휠체어 없이는 외부활동을 엄두도 낼 수 없다. 집안에서도 지팡이를 써야 하고 침대 옆 노끈에 의지해 겨우 몸을 일으킨다.
이같은 상황 속에 장애인활동지원을 받기 위해 지역 복지관 등에 수시로 문의하고 있지만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향후 장애인 고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씨의 사례처럼 장애인활동지원과 노인요양보호의 복지 시스템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연계 필요성이 이씨의 사례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방문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그는 “요양보호사가 와도 제대로 도와주지 않고 유튜브만 보다 갈 때가 많아 식사도 포기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누군가 더 도와줬으면 하는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씨와 같은 사례를 도우려면 기관 간 통합 사례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중범 태백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현행 복지제도는 장기요양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복지관 운영도 장애인과 노인으로 구분돼 있어 이씨와 같은 사례가 있을 경우 기관간 서비스를 연계할 통합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진솔 도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요양서비스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간 시간과 서비스 양의 차이가 있다. 제도가 분리돼 있다보니 복지 현장에서도 서비스 시간 조율 등에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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