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실수를 인정하고,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원팀’ SSG, KIA 상대로 ‘위닝 시리즈’[스경x현장]
공장장 없이도 SSG의 ‘홈런공장’은 돌아간다. SSG가 한유섬·기예르모 에레디아의 홈런포와 선발 로버트 더거의 호투를 앞세워 KIA를 꺾었다.
SSG는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 상대 기선을 제압한 홈런 ‘두 방’과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더거의 역할이 빛을 발했다. SSG는 KIA와 주중 3연전을 2승1패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SSG는 1회말 터진 한유섬의 투런포로 기분 좋게 앞서갔다. 한유섬은 0-0 동점이던 1회말 2사 1루 때 KIA 선발 윤영철의 시속 122㎞ 슬라이더를 당겨쳐 선제 투런포를 작렬했다.
한유섬의 올 시즌 안타 18개 가운데 9개가 홈런이다. 타율은 2할대 초반으로 낮지만, 쳤다 하면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4일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잠잠하던 에레디아의 방망이도 폭발했다. 에레디아는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2·3루에서 윤영철의 몸쪽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앞선 4번의 등판에서 3패 평균자책 14.40으로 부진한 더거도 제 몫을 했다. 이날 더거는 5이닝 3안타 1사사구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초 선두 타자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놓였으나 나머지 타자들을 범타 처리해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더거가 마운드를 내려간 6회초 위기가 찾아왔다. 바뀐 투수 조병현이 1사 2·3루에서 이우성에게 몸쪽 낮은 직구를 던졌다가 좌월 3점포를 허용했다. 좌익수 에레디아가 담장 끝까지 쫓아가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SSG는 7회초 동점까지 허용했다. 바뀐 투수 노경은이 박찬호, 최원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에 몰렸고, 김도영의 희생 플라이로 실점했다.
SSG는 곧장 반격에 나섰다. 7회말 이지영이 장현식을 상대로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갔다. 박지환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가 됐다. 최지훈의 희생 번트가 3루 방면으로 흘러 이지영이 3루에서 물러났지만, 직후 김성현이 진루타를 쳐 2사 2·3루를 만들었다.
에레디아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채우기 위해 투입된 최지민을 상대로 유격수 왼쪽 깊은 코스 내야 안타를 쳤고, 박찬호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노경은(8회)과 문승원(9회)은 남은 이닝을 깔끔히 막고 승리를 지켰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뒤 “나 때문에 힘들 경기(6회 투수 교체)를 했는데도 선수들의 집중력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실수를 인정하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똘똘 뭉쳐 위닝을 달성했다. 집중력과 원팀의 힘”이라고 전했다.
특히 타선은 전날 옆구리에 공을 맞은 여파로 출장하지 못한 최정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이 감독은 “야수에서는 에레디아와 유섬이가 홈런 2방과 6타점을 올렸다”며 “정이의 공백 속에서 성현이가 여러 차례 3루 호수비를 보여준 부분이 승리의 버팀목이 됐다”고 칭찬했다. SSG는 이날 KT에 패한 키움을 밀어내고 3위로 도약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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