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6 바다의 통곡 "기대만큼 꽉꽉 눌러 담은 DLC"
※ 이 리뷰는 파이널 판타지16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파이널 판타지16 DLC '바다의 통곡'이 출시됐다. 지난해 12월 첫 DLC '하늘의 잔향'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리바이어던 도미넌트는 출시 전부터 이어오던 꾸준한 떡밥이기에 바다의 통곡 관련 정보가 공개됐을 때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엔딩이 한 조각이나마 희망적인 방향으로 바뀔까"라는 궁금증은 있었다. 아직도 이 게임의 테마송 Moongazing과 로즈필드 형제는 기자의 눈물 버튼일 정도로 감명 깊게 플레이했기 때문이다.
게임 내에서 충분히 단초를 제공해서 엔딩 자체는 납득할 수 있었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클라이브와 동료들이 살아가는 세계에 깊이 몰입했기에 이들의 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길 바랐다. 클리어 이후 마음이 아파서 2회차는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다시금 세이브 파일을 불러왔다.
■ 물의 민족, 그리고 봉인된 리바이어던 도미넌트
바다의 통곡 DLC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메인 퀘스트를 최종 결전 직전인 '오리진으로 간다'까지 진행하고, 질과 조슈아의 사이드 퀘스트 '백은의 그대'와 '이어받은 불꽃'을 완료한 상태여야 한다. 두 퀘스트를 완료하면 질과 조슈아가 파티 멤버로 합류한다.
바다의 통곡 DLC는 "리바이어던의 도미넌트를 구해달라"는 신원 미상인으로부터의 편지로 시작된다. 편지를 보낸 이는 대대로 리바이어던의 도미넌트를 배출해 낸 물의 민족 족장 슐라였다. 물의 민족은 멸족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발리스제아 북부에서 환상 마법으로 거주지를 숨긴 채 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리바이어던의 도미넌트 왈야스는 그를 재료로 '마더 크리스탈'을 만들고자 했던 선대 물의 민족에 의해 폭주한 채 봉인된 상태였다. 주인공 클라이브가 마더 크리스탈로 고통받은 도미넌트이자 어른들의 욕심에 희생된 어린 아이를 내버려 둘 리 없다. 그는 반드시 왈야스를 구해내기로 약속한다.
메인 콘텐츠는 모두가 예상했다시피 리바이어던 도미넌트와 관련이 있다. 클라이브가 폭주한 왈야스를 진정시키기 위해 힘을 흡수하고, 신규 소환수 어빌리티 '리바이어던'이 해금된다. 물론 사건이 간단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리바이어던은 중·원거리에 특화된 소환수 어빌리티다. 소환수 특수 능력 '리바이어던 크라이'를 발동하면 타이달 스트림과 타이달 토렌트를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사정 거리가 굉장히 긴 데다, 타이달 토렌트에 경직이 붙어 있어 일반 몬스터와의 다수전에 굉장히 유리하다.
타이달 게이지를 전부 소모하면 충전이 필요하지만, 심플한 매커니즘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전 원거리를 담당했던 바하무트의 불편한 조작감을 생각하면 정말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기자 역시 일반 몬스터 전에서는 아예 리바이어던으로 어빌리티를 고정한 채 플레이했다.
■ 전투 퀄리티와 스토리는 여전히 대만족
신규 지역 미시디아는 흑의 지대에 침식당하고 있는 발리스제아 대륙에 보기 드문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미시디아를 숨기고 있는 환상 마법으로 인해 낮도 밤도 오지 않는 기묘한 하늘 대신 청명한 하늘을 만나볼 수 있다. 총 플레이 타임은 약 4시간에서 5시간 정도였다. 물론 카이로스 게이트를 제외한 분량이다.
북부라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 눈치챘을 지도 모르지만, 시바의 도미넌트 질과 모종의 연관이 있다. 정확히는 폭주하는 왈야스를 봉인한 '시간 동결 마법 프리즈'가 선대 시바의 도미넌트가 남긴 마법이었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익숙할 마스코트 '톤베리 족'도 등장한다. 파이널 판타지14와 달리 길쭉하고 매끈한 이족보행 양서류를 닮은 모습이다. 랜턴과 식칼이라는 상징은 유지하고 있으며, 푹찍 혹은 마법이라는 공격 방식도 여전하다.
생각보다 전투 난도는 높은 편이다. 기자의 경우 엔딩 후 심신미약으로 인해 45레벨로 미시디아에 진입했는데 패턴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한 방 한 방의 대미지가 너무 아팠다. 중간 보스 격인 타임 키퍼 역시 실수로 스치면 사망 수준이다보니, 도중부터는 오토 슬로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플레이했다.
최종 보스로는 소환수 리바이어던이 등장한다. 기대했던 소환수 전투 파트 역시 공을 들여 만든 것이 느껴졌다. 이프리트와 리바이어던이 바다 위에서 해상전을 펼치는데, 물을 사용한 다양한 기술들과 시그니처 스킬인 '대해일'을 보면 절로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BGM도 늘 그렇듯 환상적이었다.
다만 전멸기인 대해일을 파훼하는 게 좀 까다로웠다. 전멸기 게이지를 공격을 통해 모두 소진시켜 시전을 막는 방식은 본편에서도 플레이해 봤으니 익숙하다. 그런데 전멸기 게이지가 엄청나게 빡빡했다. 모든 공격을 다 피하고 스킬을 우겨 넣어도 거의 1초 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대해일 리트라이만 대체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 아쉽게도 엔딩 변화는 없어… 후일담 DLC 기대
리바이어던이 본편에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는 리바이어던의 힘 자체가 물의 민족으로 인해 왜곡된 상태였기에 알테마가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바다의 통곡을 클리어하면 신규 콘텐츠 카이로스 게이트가 해금되며, 아지트의 비석에 접촉하면 알테마의 인정을 받고 알테마 어빌리티를 얻는다.
모두들 궁금했을 엔딩 관련을 이야기하자면 변경점은 없다. 일말의 기대감을 가진 채로 플레이했지만 "절대로 엔딩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는 제작진의 단호함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최종전 직전에서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소환수 하나 더 얻는다고 뒤집힐 만한 격차도 아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클라이브와 조슈아, 질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왈야스를 구해 낸 클라이브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 다짐하는 모습을 보니 새삼 먹먹해졌다. 만약 다음 DLC가 존재한다면, 엔딩이 바뀌지 않더라도 클라이브가 바꾼 세상에서 질과 동료들이 살아가는 후일담 이야기를 보고 싶다.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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