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으면 다 ‘0칼로리’, 이뤄졌네?…치명적인 ‘제로’의 유혹

권이선 2024. 4. 1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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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덮친 ‘제로 열풍’
나들이철 앞두고 주류부터 빙과류까지
열량·설탕 등 낮춘 제품들 앞다퉈 출시
소주 경쟁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제로 제품군 확장하며 시장 선점 부심
빙과업계 양강인 롯데웰푸드·빙그레
여름철 성수기 앞두고 신제품 출시 경쟁
탄산음료를 시작으로 불어닥친 ‘제로(0) 열풍’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업계는 식품 수요가 많은 나들이철을 앞두고 주류부터 빙과류까지 열량과 설탕을 낮춘 ‘제로 슈거’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경쟁 채비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제로 슈거·칼로리’ 트렌드가 불기 시작한 2021년 21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6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헬시플레저’(즐겁게 하는 건강관리) 트렌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3년 사이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한 셈이다.

실제로 ‘칠성사이다 제로’, ‘펩시 제로슈거’ 등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탄산음료 매출액은 지난해 2730억원을 기록했다.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 처음 진출한 2021년 매출액 890억원에서 2022년 1885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매년 1000억원가량의 성장세를 보인다.

식품업계가 열량과 설탕을 낮춘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골드’,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살구’. 각 사 제공
◆‘제로 소주’ 맞붙는 하이트·롯데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는 제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주류 업계도 저당·저칼로리·저도수 제품을 내걸고 ‘로우 스펙’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 1, 2위를 나란히 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이미 ‘진로’와 ‘새로’를 통해 제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각 사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2022년 9월에 선보인 롯데칠성음료의 ‘새로’는 기존의 소주와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제품으로,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새로 효과’로 2022년 16.6%에서 지난해 20.7%로 약 4%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과일소주’가 다시 유행할 조짐이 보이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소주에 과즙을 더했다. ‘새로 살구’는 기존 새로에 살구 과즙을 더해 소주 특유의 쓴맛을 줄이고 상큼함을 가미했다. 믹솔로지(술을 섞는 것), 저도주, 다양한 주종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짐에 따라 알코올 도수도 12도로 확 낮췄다. 새로 도수는 16도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다양해진 음주 트렌드에 맞춰 기존 소주보다 마시기 편하게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제로 슈거 소주에 상큼달콤한 살구 과즙을 더했다. ‘새로 살구’는 산뜻함과 상큼함이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앞서 지난달 15일 ‘진로골드’를 새롭게 내놓고 최근 팝업스토어, TV광고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신제품 진로골드는 기존 ‘진로’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차별화된 주질 및 패키지로 완성했다.

진로골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슈거’ 소주로, 쌀 100% 증류 원액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진로 브랜드의 투명한 스카이블루 색상의 병과 ‘진로(眞露)’라는 한자 문구, 두꺼비 로고 등을 사용해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병뚜껑과 라벨에 각각 로즈골드와 에메랄드 같은 포인트 색상을 새로 적용해 새로움을 더했다.

진로골드의 알코올 도수는 15.5도로 기존 주력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16도)와 진로(16도)보다 0.5도 낮아졌다. 하이트진로 역시 최근 가볍게 마시는 음주 문화와 부드럽고 편안한 음용감에 대한 높아진 선호도를 적극 반영하며 시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숙취 해소제도 제로 열풍에 합류했다. 최근 출시된 삼양사의 ‘상쾌환 부스터 제로’는 설탕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해 칼로리 부담이 없고, 식용색소와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은 숙취해소음료다. 숙취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배출을 돕는 글루타치온 성분을 사용하고, 히비스커스와 자몽을 조합해 상큼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죠스바 0㎉’, 롯데웰푸드의 ‘스크류바 0㎉’. 각 사 제공
◆‘제로 아이스크림’ 내건 롯데·빙그레

국내 빙과업계 양강인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도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제로 슈거·칼로리 제품으로 맞붙는다. 지난해 점유율 0.01%포인트 차이의 초접전을 펼친 양사는 올해 장수 브랜드를 제로 슈거·칼로리 제품으로 변모시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제로 제품에 더욱 적극적인 곳은 롯데웰푸드다. 최근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의 빙과 신제품 4종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7종으로 확대한 데 이어 대표 빙과 브랜드 ‘스크류바’와 ‘죠스바’ 2종의 제로 칼로리 제품을 출시했다. 빙과업계에선 첫 제로 칼로리 제품이다.

이번에 선보인 ‘스크류바 0㎉’와 ‘죠스바 0㎉’는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했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맛을 선사하면서도 칼로리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더 다양한 헬스&웰니스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태아이스의 ‘폴라포’. 각 사 제공
빙그레 자회사인 해태아이스도 제로슈거 아이스크림으로 맞불을 놓는다. 해태아이스는 이달 중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해태아이스크림의 스테디셀러인 ‘폴라포’에 커피향과 함께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과 말티톨시럽, 수크랄로스 등 대체 감미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다.

폴라포는 현재 포도와 스포츠, 복숭아, 매실, 레인보우 맛 등 5종으로 판매되고 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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