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리스크에… 한 달간 4.6% 떨어진 원화값

김수미 2024. 4.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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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겹악재로 요동치던 원·달러 환율이 18일 전일보다 13.9원 급락한 13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15일∼4월16일 한 달간 미국 달러가 2.7% 오르는 동안 원화는 4.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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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수출 중심 산업 구조 원인
환율에 민감… 경제 체력도 약한 탓
중동발 확전 불안 덮치면 또 요동
中·日 통화 완화정책도 큰 영향
전문가 “국내 리스크도 경계해야”

중동 지정학적 위기와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겹악재로 요동치던 원·달러 환율이 18일 전일보다 13.9원 급락한 13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외환당국에 이어 한국·미국·일본 재무장관까지 공동으로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원화값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400원까지 치솟는 등 다른 주요 통화들보다 유독 변동성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까지 하락한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15일∼4월16일 한 달간 미국 달러가 2.7% 오르는 동안 원화는 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헤알(-5.4%), 스웨덴 크로나(-5.5%)를 제외하고 주요국 통화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일본 엔화도 -3.6%로 변동성이 컸고,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금리인하 예고 영향으로 유럽 통화 역시 2∼3%대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중국 역내 위안(CNY)화는 0.6% 떨어지는 데 그쳤다.

원화가 유독 외부 변수에 취약한 것은 근본적으로 제조업 중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때문이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서비스업 중심인 미국과 달리 경기 확장기와 위축기에 진폭이 매우 큰 제조업 중심 경제여서 환율의 민감도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조업 중에서도 반도체의 비중이 워낙 커서 반도체 업황이 안 좋으면 펀더멘털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의 급락세는 높은 원유 수입의존도 때문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이 확전으로 치달을 경우 원화값이 다시 추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국과 일본이 경기 회복을 위해 강도 높은 통화완화정책을 펼쳐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원화가 동조한 영향도 크다. 한은 관계자는 “한·중·일 3국이 교역 등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원화가 위안화, 엔화 약세에 동조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특히 이번에는 강 달러-원화 약세라는 환율 방향성에 시장참가자들이 과도하게 베팅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원화 변동성이 심화되는 것은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하면서도 하락폭이 더 큰 이유는 중국 경제는 지난해 5.2% 성장하고 올 1분기에도 예상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해 1.4%, 올해는 올라봐야 2% 초반으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약세에는 일정 부분 경기 부양차원의 인위적 통화가치 약세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면서 “반면 원화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서 다소 소외되는 현상과 대내적으로 각종 구조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신용위기가 돌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부동산 리스크 등에 대한 경계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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