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돋보기] 김일성·김정일 흔적 지우는 김정은…홀로서기 시동?

2024. 4. 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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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북한은 김일성 주석부터 시작해 김정일·김정은 위원장으로 3대째 세습 국가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평양돋보기, 외교안보팀 강재묵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1-1 】 지난 15일이 북한 최대 명절로 꼽히는 '태양절'이었잖아요. 이때도 '태양절 지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있던데, 태양절은 어떤 날입니까?

【 기자 】 네 4월 15일은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입니다.

'태양절'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 기념일 중에서도 최대 명절에 해당하는 날인데요.

태양절 관련해 달라진 모습, 먼저 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2021년)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에 즈음하여 금수산 태양 궁전을 찾으셨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15일) -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4월의 명절'이 왔습니다. 온 강산이 절세의 위인에 대한 그리움에…."

【 질문1-2 】 '태양절'이라는 표현 자체를 쓰지 않고 있네요?

【 기자 】 그렇죠. 대신 '4월의 명절', '4·15'와 같은 표현을 보셨을텐데요.

우리 정부도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하고, 북한이 의도적으로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피하거나 삭제하고 있다고 잠정 결론 짓기도 했습니다.

【 질문2 】 '태양절' 명칭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주요 행사에도 불참했다고요?

【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선대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선대의 이미지로부터 벗어나려는 '홀로서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중입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에 대한 우상화 수위를 낮춤으로써, 김 위원장 본인의 권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 질문3 】 태양절에 김정은 위원장의 홀로서기 시도가 유독 눈에 띄긴 했지만, 예전부터 비슷한 행보는 이어져왔죠?

【 기자 】 네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은 남북대화는 물론 김일성 주석의 통일 유훈을 상징하던 건축물입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이 기념탑 철거를 지시하기도 했는데요.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위성 사진을 보면, 과거 기념탑이 있던 자리에 조형물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지난 1월) -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해 버리는 등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합니다."

【 질문4 】 궁금한 것은 갑자기 왜 김 위원장이 자신의 혈통인 김일성과 김정일의 흔적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느냐일 텐데요.

【 기자 】 여러 해석이 나오는 중입니다.

일각에서는 경제난으로 주민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나친 우상화 전략이 되레 주민들을 통제하는데 방해가 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또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세습 국가'라는 이미지로부터 벗어나 사회주의 정상국가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 인터뷰(☎) : 홍 민 /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상적인 국가가 봤을 때는 특정 지도자의 기념일을 가지고 이렇게 기념을 하지 않죠. 이런 전근대성이나 봉건성보다는 일반적인 국가성을 최근 강조했기 때문에…."

즉 '김 씨 일가'가 아닌 '김정은의 북한'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모습입니다.

【 클로징】 세습을 기반으로 하는 북한 정권의 이례적인 행보는 앞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강재묵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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