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도박 중독 ‘심각’…다른 범죄로 이어져

이준석 2024. 4. 1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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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10대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준석 기자와 좀 더 이 문제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서오세요.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총책이 중학생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어떻게 운영할 수 있었을까요?

[기자]

네, 중학생 총책은 평소 컴퓨터 실력이 우수했다고 합니다.

'프로그래밍'이라고 하죠?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온라인에서 한 고등학생을 만났고,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도박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사이트를 쉽게 만들수 있는지 경찰에 물었는데요.

경찰도 수사를 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걸 10대들이 만든게 놀라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지금의 10대들은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다룬데다 코딩 등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그 실력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도박 사이트를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SNS에서 버젓이 운영하며 이용자를 끌어 모았고, 10대 이용자들은 간단한 방법으로 크든 작든 돈을 따게 되면서 도박에 서서히 빠져들게 된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무방비로 도박에 노출되는 10대가 많아지다보니 청소년 도박범 규모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거죠.

부산경찰청이 지난해 1년동안 붙잡은 청소년 도박범은 10명입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에만 15명이 검거됐습니다.

이번에 입건된 10대 청소년 도박장 운영진과 이용자가 백 명이 넘으니 이번 사건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생도 있었던 만큼 그 심각성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10대 청소년들의 도박 문제는 단순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인식해야 할텐데요.

[기자]

각종 사건을 취재하다보면 범죄 동기가 '도박 빚' 때문이라는 사례가 많습니다.

많은 돈을 잃더라도 한 번만 잘하면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심리 탓에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각종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건데요.

10대 청소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청소년 도박은 학업 성적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중고물품 거래 사기, 학교 폭력, 금품 갈취, 가정 내 갈등 등 다른 비행과 연결되기 쉽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2022년을 기준으로 '도박비 마련'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무려 138명에 달했습니다.

이 중 사기 범죄가 전체 약 78%로 가장 많았고, 공갈과 폭력, 심지어 강도와 성매매까지 저지른 청소년도 있었습니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통제력이 낮을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더욱 쉽게 도박의 늪에 빠져들고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물론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의 도박 문제는 치료가 아니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는 겁니다.

[앵커]

10대 도박 문제 해결을 단순히 가정에서 부모님에만 맡겨서는 안 될 지경까지 온 건데,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빠지는 경로는 주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행성 게임에서 시작된다는게 경찰 분석입니다.

처음엔 이게 도박인지 모르고, 그냥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인식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돈의 규모가 어떻든 돈을 따든 잃든 자극에 취약한 청소년들은 도박의 즉각적인 보상 체계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도박 중독에 대한 치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특히 휴대전화를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각종 사행성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부모나 교사 등 어른들이 보기엔 간단한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부모와 교사까지 온라인 도박 유형과 행태 등 예방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준석 기자 (alley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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