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갈고닦은 스위퍼 효과, 페디가 죽어가던 팀을 살렸다 "정말 중요한 승리"

노재형 2024. 4. 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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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페디가 18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전에서 팀의 6연패를 끊어내는 호투를 펼쳤다. AFP연합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가 18일(한국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등판해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사진=시카고 화이트삭스 구단 SNS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 MVP 출신 시카고 화이트삭스 우완 에릭 페디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 첫 승에 입맞춤했다.

페디는 18일(이하 한국시각)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펼치며 시즌 4번째 등판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페디를 앞세워 2대1로 가까스로 승리한 화이트삭스는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15일 신시내티 레즈에 4대11로 패하며 2승13패를 마크, 1901년 창단 이래 시즌 개막 후 구단 최악의 성적을 냈다. 종전 기록은 1968년 2승12패였다. 여기에 더해 16일 캔자스시티에 0대2로 진데 이어 이날 더블헤더 1차전서도 2대4로 무릎을 꿇어 2승15패로 구단 최악의 출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를 페디가 끊어낸 것이다.

페디가 메이저리그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KBO에 입단하기 직전 시즌인 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다. 그해 9월 5일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시즌 6승을 따낸 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1년 7개월 13일 만에 빅리그 승리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통산 22승째.

그렇다고 페디가 앞서 3차례 등판서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나름 역투를 벌이며 제 몫을 했다. 지난 6일 캔자스시티전에서 5이닝 6안타 1실점의 호투를 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했고, 지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5회까지 5-4로 앞서 있다 6회 첫 타자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는 바람에 경기가 어려워졌다.

에릭 페디가 1년 7개월 만에 빅리그 첫 승을 따냈다. USATODAY연합뉴스

이날 페디는 투구수 94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55개를 꽂았고, 볼넷 3개와 폭투 1개 등 제구력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29개를 던진 싱커 구속은 최고 94마일, 평균 92.9마일을 찍었고, 주무기인 스위퍼는 33개를 던졌다. 커터(19개), 스플리터(11개), 포심(2개)도 섞었다.

페디는 1회초 첫 두 타자를 범타로 잡았지만, 비니 파스쿠안티노와 살바도르 페레즈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고 폭투까지 범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MJ 멜렌데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2회에는 14개의 공으로 3타자를 요리했다. 특히 선두 닉 로프틴을 93마일 싱커를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루킹 삼진, 애덤 프레이저를 바깥쪽 90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처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3회초 프레디 페르민과 개럿 햄슨을 연속 삼진으로 잡은 뒤 바비 위트 주니어에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파스쿠안티노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는 11개의 공으로 가볍게 틀어막았다. 1-0으로 앞선 5회도 프레이저, 헌터 렌프로, 페르민을 상대로 11개의 공을 던져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6회에는 선두 햄슨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내준 뒤 위트 주니어를 풀카운트 끝에 싱커를 결정구로 던져 유격수 병살타로 잡았고, 파스쿠안티노에게 우측 2루타, 페레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좌완 태너 뱅크스에 마운드를 넘겼다. 뱅크스가 멜렌데스를 삼진으로 제압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화이트삭스는 6회말 선두 개빈 시츠의 솔로홈런으로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캔자스시티가 7회초 한 점을 만회했으나, 화이트삭스는 이후 데이비 가르시아가 추가 실점을 막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개빈 시츠. AFP연합뉴스

경기 후 페디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좋은 경기를 했다고 본다. 선수들과 함께 기쁘고, 중요한 승리였다"고 소감을 밝힌 뒤 "오늘은 게임이 잘 풀렸다. 선두타자를 잘 잡을 수 있었다. 컨트롤도 좋았다. 볼넷이 몇 개 나왔는데, 흔들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좋은 상황에서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구종에 대해서는 "오늘 스위퍼가 훨씬 꾸준하게 잘 들어갔다. 그 덕분에 싱커도 효과가 있었고 그래서 타자들의 헛스윙과 땅볼을 유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위퍼는 페디가 작년 KBO리그에서 자신의 주무기로 장착한 구종이다. 스위퍼로 카운트를 잡고, 싱커를 결정구로 삼는 볼배합이 효과를 봤다는 뜻이다.

페디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30경기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마크, 투수 3관왕을 차지해 MVP 오른 뒤 지난 겨울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에 계약하며 빅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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