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본게임 시작됐다…TSMC 이어 넷플릭스 실적 발표[오미주]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긴장 고조와 조만간 금리 인하는 없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단언 등 증시를 억누르는 악재는 많았지만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를 끌어내린 주범은 ASML의 실적 부진이었다.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ASML이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신규 수주액을 발표하자 AI(인공지능) 칩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주와 AI 수혜주들이 급락했다.
이 결과 이날 나스닥지수가 1.2%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S&P500지수는 0.6%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0.1% 약보합에 그쳤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18일에 나오는 대만 반도체 회사 TSMC의 실적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였다. 다행히 TSMC는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을 발표했고 투자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의 올 1분기 어닝시즌은 지난 12일 JP모간과 씨티그룹이 실적을 발표하며 막을 올렸지만 본게임은 기술기업들의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제부터다.
올들어 미국 증시 랠리를 주도한 것은 AI 수혜주였고 자연스레 어닝시즌의 초점도 AI 수혜주에 맞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AI 성장의 수혜는 엔비디아와 AMD, TSMC, ASML,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의 반도체주와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델 테크놀로지스 등의 서버 하드웨어 업체가 사실상 독점했다.
하지만 AI 혁명이 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로 그칠 수는 없다. AI 인프라에서 가동되는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 창출이 일어나야 AI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어닝시즌에서는 반도체와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배런스에 따르면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실적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무용 AI 소프트웨어인 코파일럿 이용자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파일럿은 월 이용료가 30달러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 "우리는 AI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대규모로 AI를 적용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는 AI가 회계연도 2029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당순이익(EPS)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도 최근 "많은 현장 조사"를 통해 AI의 주역이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면서 AI 혁명이 "다음 성장 기어를 밟기 시작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 1분기 실적이 기술주에 "주요한 (상승) 촉매가 될 것"이라며 기술주가 올해 말까지 15% 추가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고 낙관했다. 또 기업들의 AI 지출이 지난해에는 전체 IT(정보기술) 예산의 1% 미만이었으나 올해는 8~1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장 마감 후에는 넷플릭스가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기슬기업 어닝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넷플릭스 실적에서는 가입자수 증가폭이 가장 중요하다. 애널리스트들은 넷플릭스의 가입자수가 올 1분기에 450만명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의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바지넷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훨씬 많은 700만명에 가까운 가입자수 증가를 예상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800만명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들어 27% 급등했기 때문에 가입자수 증가폭이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 미달하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이외에 18일에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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