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레랑스’ 전한 홍세화 씨 별세…지금 우리는? [지금뉴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홍세화 씨가 오늘(18일) 암투병중 별세했습니다. 향년 77세입니다.
홍세화 씨는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생활을 했으며, 1995년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했습니다.
'똘레랑스'(tolerance·관용)를 제시한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생전 홍세화 씨는 2003년 KBS 'TV 책을 말하다' 인터뷰에서 똘레랑스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결국은 똘레랑스라는 것이 나와 다른 남을 그것이 종교가 다르든 사상이 다르든 피부 빛깔이 다르든 출생지가 다르든 성징이 다르든 이런 다른 것을 그 다른 그 자체에서 인정해준다는 거죠. 동의하지 않아도 인정해준다는 것, 그 존재를 인정해준다는 것, 이런 것인데 결국 그 의미가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겪어왔던 상황을 반추하면서 특히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모습 특히 한국전쟁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서 참 우리에게도 대단히 중요한 소중한 사회적 가치라는 생각을 갖게 된 거죠."
홍 씨는 2002년 귀국해 한겨레신문 기획위원, 진보신당 대표, 장발장은행장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진보신당 대표 시절인 2012년 총선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 한국사회의 방향을 물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도발적인 물음을 던지고 싶습니다. 이게 정말 사는 건가요? 우리가 이땅에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우리의 삶이 어떤지 한번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은 그만큼 삶의 팍팍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세계 최장의 학습시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대학에 들어가봐야 일자리가 없습니다. 어렵게 취직하고 나서는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에 혹사당해야 합니다. 그렇게 뼈빠지게 일하고 나서도 노후는 또 불안합니다. 그것은 세계 최곤의 노인 자살률과 빈곤율로 알 수 있는 일입니다.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정말 이게 사는 건가요. 이렇게 될 때까지 정치는 과연 뭘 했습니까 말의 성찬과 화려한 공약이 있었을 뿐입니다. 국민을 불행하게 하는 정치는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반창고가 아니라 수술입니다. 다른 당이 간판을 바꿀때 우리 진보신당은 삶을 바꾸고자 합니다 고맙습니다."
생전 장발장은행장으로 활동하며, 2021년 KBS 시사기획창 '당신의 민주주의는 진짜인가요' 편 인터뷰에서 여전한 한국사회에 대한 고민을 말했습니다.(※ 장발장은행: '장발장'만이 돈을 빌릴 수 있는 은행, 경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생활고로 벌금 낼 돈이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출범 돈이 없어 벌금을 못내 구치소에 수감돼야 하는 사람들에게 벌금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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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기자 (ma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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