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힌 은행, 기업대출 '올인'했는데…고금리 비상에 '부채 경고등'

김근욱 기자 2024. 4.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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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이 18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정책에 은행들이 '기업 대출'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했는데, 성장동력이 막힌 은행들이 기업 대출로 새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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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기업 대출, 올해만 18조원 '쑥'…전년 대비 70조↑
경고등 켜진 '기업부채'…"은행 건전성 위협"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이 18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 정책에 은행들이 '기업 대출'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내외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장중 1400원을 찍은 고환율로 인해 당초 7~8월로 예상됐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금융권 관계기관들은 일제히 '기업 부채'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국내은행 부실채권 12조5000억원 중 10조원이 기업 여신이었기 때문이다.

◇ 은행권 기업 대출, 올해만 18조원 '쑥'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의 기업 대출 잔액은 785조1515억원으로 직전 달 대비 8조4408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석 달 만에 17조8376억원 증가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70조8900억원 급증했다.

기업 대출이 불어난 이유는 정부가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했는데, 성장동력이 막힌 은행들이 기업 대출로 새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대 은행이 올해 초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대신하기 위해 기업 대출에 힘을 주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 기업 대출 80%가 중소기업…'연체율' 비상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견조한 미국 시장지표 등으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인플레이션이 2%까지 낮아지기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자연스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연말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 기업 대출은 전체의 80% 이상이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로 구성돼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수록 '연체율' 역시 함께 급등할 우려가 크다.

◇ 경고등 켜진 '기업부채'…"은행 건전성 위협"

금융당국은 은행권 기업부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은 12조5000억원으로, 이중 기업 여신이 10조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관계 기관들은 기업부채에 대한 경고등을 보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월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되면서 국내 제조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악화할 것이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도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실적이 부진한 일부 기업들의 이자 상환능력이 크게 약화한 점은 향후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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