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로 밀려난 정의당 덮친 3중고… 부채, 진로, 스타 부재
원외정당으로 전락한 정의당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당 재정 상태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선거보조금을 받지 못한 정의당의 부채는 10억가량 더 늘어났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전체 국회의원 득표율이 2%가 안 되어 정당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 비례대표에서는 2.14%를 득표했지만 지역구 득표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녹색정의당은 17명의 지역구 후보를 냈다. 따라서 후원금과 당비로 이를 매워야 하는 실정이다.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에서 후원계좌가 한도를 초과했다고 알리기도 했지만 당 상황은 심각하다. 이 관계자는 “90명이 넘는 정무직을 반으로 줄여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적은 인력으로 운영해온 정당이 더 적은 인력으로 당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진보정당의 정체성과 현실
4‧10 총선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문제도 놓여 있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했다. 반면 진보당은 민주당과의 연합으로 원내진입에 성공했고, 정의당은 녹색당과의 분리도 예정된 상태다. ‘기후‧노동‧젠더’등을 앞세우며 정책적으로 접근한 자강론이 실패한 셈이다.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는 통화에서 “5월 안에 차기 지도부 선출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총선에 관한 토론회들을 개최해서 노동자 운동과 진보정당의 융합을 어떻게 재구성할 거냐 기후 정치가 여전히 총선 시기에도 전면화되지 못했는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또 풀어나갈 거냐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성평등 정치도 어떻게 하면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낼 거냐 이런 과제들, 근본적으로는 독립된 진보정당의 노선을 어떻게 좀 다시 짤 거냐 이런 과제들을 놓고 당 안팎의 분들과 소통하면서 하는 그런 토론회들을 준비를 좀 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선 전 정의당은 분열을 겪고 있었다. 류호정 전 의원이 개혁신당에 합류했고, 박원석 전 정책위 의장은 새로운미래의 일원이 됐다. 위선희 전 대변인 등 전‧현직 정의당 당직자 60여명도 정의당을 떠났다. 당시 한 정의당 관계자는 “당내 대다수의 목소리는 아니었다”고 전했지만 6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에서 의원 1명과 당직자들의 이탈은 우려를 자아냈다.
대선주자급 정치인의 부재도 문제다. 과거에는 노회찬, 심상정이라는 스타 정치인이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었던 심 의원이 낙선과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대선주자의 역할을 맡아줄 인물이 현재로썬 찾아보기 어렵다. 거대 양당 외에 원내에 진입한 정당들은 모두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있었다. 안철수의 국민의당, 이준석의 개혁신당 등 소위말하는 ‘간판 정치인’들이 당을 이끌었다. 향후 스타급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한다면 원내로 재진입하기는 더욱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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