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20년 재도약] IMM인베 '투자 촉'… 크래프톤 성공신화 이끌었다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2024. 4. 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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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기에 3차례 자금 투입해
'배틀그라운드' 개발 뒷받침
IPO 성공시켜 원금 3배 회수
성장기업 발굴해 단계별 투자
25년간 연 수익률 23% 달해

IMM인베스트먼트(IMM인베)는 국내 대표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창업 초기부터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총 세 차례에 걸쳐 크래프톤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수혈하며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성공 신화를 지원했다. 첫 번째 투자는 크래프톤 설립 초기인 2009년 벤처캐피털(VC)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했다. IMM인베는 2014년 크래프톤에 35억원을 추가 투자했고 이 돈은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펍지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데 쓰였다. 배틀그라운드 인기가 높아지던 2018년 IMM인베는 앞선 두 차례 투자로 보유 중이던 지분을 텐센트에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IMM인베는 동시에 세 번째 투자에 나섰다. 앞선 두 투자가 VC 펀드를 통해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엔 블라인드 사모투자펀드(PEF)인 페트라 6호를 활용해 약 2000억원을 출자하는 형태였다. 이후 크래프톤이 2021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IMM인베는 3배에 육박하는 투자 원금 대비 수익(MOIC)과 52%에 달하는 연 환산 내부수익률(IRR)의 성과를 거뒀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 투자 사례에서도 IMM인베의 남다른 선구안을 엿볼 수 있다. IMM인베는 2021년부터 지주사 에코프로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에코프로 그룹 전반에 투자를 집행했다

IMM인베는 이 중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로 단기간 2.8배에 달하는 MOIC를 기록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에코프로는 2021년 7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500억원 규모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2년이 채 안 된 2023년 4월 1140억원을 회수하면서 88%의 연 환산 IRR을 기록했다. 이처럼 IMM인베는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창업 초기 VC 단계 투자부터 PEF 투자로 이어지는 멀티스테이지 투자 전략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IMM인베가 다수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크래프톤과 에코프로 외에 무신사, 버킷플레이스 역시 IMM인베에서 성장 단계별 투자를 받아 각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이에 힘입어 IMM인베가 1999년 설립 이후 기업 투자·회수로 거둔 IRR은 22.6%에 달한다. IMM인베의 순자산총액(AUM)은 7조7000억원으로 이 중 사모투자 부문인 '그로쓰에쿼티' 본부의 AUM은 4조4000억원 수준이다.

지금까지 17개 펀드를 청산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연기금·공제회 등 출자자에게 돌려줬다. 대표 펀드인 '페트라 시리즈'는 신성장 분야 기업을 적극 발굴·투자해 이들 회사의 향후 성장에 따른 지분 가치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경쟁 PEF와 다르게 VC 본부와 협업한 뒤 우량 기업을 한발 앞서 발굴해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올해 설립 25년 차를 맞은 IMM인베는 VC에서 출발해 그로쓰에쿼티(PEF), 인프라스트럭처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말에는 해외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ACM(Alternative Capital Market) 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일반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자산운용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기존 VC, PE 투자 영역을 넘어 부동산, 재간접펀드, 일반 사모투자집합업 등 대체투자 전반으로 사업 분야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7년 'IMM재팬' 일본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19년 홍콩 법인을 세웠으며 작년 말에는 싱가포르 법인도 만들었다.

IMM인베는 해외 법인을 통해 시장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투자 기회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IMM재팬은 한국 대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을 갖춘 일본 벤처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가 많은 인도에서는 관련 분야 투자를 위한 약 23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이미 마쳤다.

조직 재정비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채비도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지주사 역할을 할 (주)IMM 신임 대표로 정일부 대표를 새로 선임했다. IMM인베에서 새로 선임된 변재철 대표이사가 지성배·장동우 대표이사와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IMM인베 투자 부문을 총괄하기로 했다.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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