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올해도 KT 임원들, 자사주 39억원 처분 '보너스'

배진솔 기자 2024. 4. 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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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T가 대표이사와 임원들에게 줄 장기성과급 명목으로 자사주 40억 원어치를 처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 100여 명에게 돌아갑니다. 

지급 규모는 다르지만 KT는 매년 이렇게 자사주 처분 방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배진솔 기자와 자세히 집어보겠습니다. 

배 기자, 관련 내용을 최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요. 

[기자] 

KT는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2023년도 장기성과급, 주식보상 지급 및 자기주식 처분안'을 의결했습니다. 

참석이사 10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건데요. 

보통주식 총 10만 8천128주로, 처분안 의결 당시 종가 3만 6천400원으로 계산하면 39억 3천500여만 원 규모를 처분하는 겁니다. 

6월 24일까지 장외처분 방식으로 처분되며 NH투자증권이 중개합니다. 

회사의 자기주식 계좌에서 상여금 지급대상자 증권계좌로 주식을 이체하는 방식입니다. 

지급 규모는 들쑥날쑥했으나 거의 매년 이 같은 방식으로 보너스 챙겨 왔습니다. 

KT는 "장기 성과급 명목으로 지급된 주식은 앞으로 1~3년간 처분할 수 없다"라며 "책임 경영을 이유로 지급해 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이 주식이 돌아가는 겁니까. 

[기자] 

이 자사주는 김영섭 KT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사외이사, 경영임원 97명에게 돌아갑니다. 

이 중 김영섭 대표이사는 1천982주를 지급받아, 금액으로 따지면 7천200만 원 수준을 받습니다. 

사내이사 1명은 820주, 사외이사 11명에겐 총 7천282주로 2억 6천만 원가량을 지급합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장기성과급 지표를 정해놓고 달성률을 초과하면 지급하는 형태입니다. 

[앵커] 

지난해 달성률을 초과한 겁니까. 

[기자] 

우선 영업이익으로 보면요. 

KT는 지난 한 해 영업이익 1조 6천49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4% 감소했습니다. 

재작년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26조 3천여 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세웠습니다. 

[앵커] 

KT 임직원들과 소액 주주 반응은 그렇게 좋지 않다고요. 

[기자] 

매년 자사주 처분 소식에 임직원들은 "임원 성과급 계산은 칼같이 뜯어간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올해도 노조 측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미영 / KT 새노조 노조위원장 : 직원들은 임금이 많이 오른 것도 아니고 임금을 많이 통제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직원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죠.] 

또 자사주 처분 공시가 나온 지난 11일 주가가 2.75%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사주를 처분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늘면서 주당 순이익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다시 말해 주주 가치가 희석돼 일반 개미들을 위한 환원 효과는 감소해 소액 주주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 아닙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사주) 소각으로 하게 되면 주식 수가 줄어들어서 주가가 오르게 되지만, 처분을 하게 되면 시장에 다시 물량이 나오면서 수급 상에 부담 요소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죠. 소액 주주들이 이것을 그렇게 환영하긴 어렵지 않을까…] 

장기성과급으로 지급받은 자사주를 당장 1년에서 3년 간 처분할 수 없다 하더라도 시장에선 자사주 처분을 앞으로 시장에 풀리는 물량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다른 통신사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에는 대표이사가 사비를 들여 선제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사례가 있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주가 부양에 책임을 지고 경영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은 최근 자사주 1억 5300만 원어치(1만 5000주)를 사들였습니다.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김범순 전무도 각각 5천 주, 2천338주를 매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임원진이 보수나 성과급으로 받는 형태가 아닌 안 사도 되는 주식을 자기 돈으로 매입을 하는 건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 주식 8천335주, 약 4억 3천여만 원을 추가 매입했습니다. 

김영섭 대표도 지난해 8월 말 취임 후 6개월 간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자사주 5천300주, 약 2억 원어치를 매입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편 통신3사 중 KT가 유일하게 미등기임원 평균 연봉이 올랐다고요. 

[기자] 

KT의 경우 지난해 미등기임원 77명의 평균 연봉이 5억 5천200만 원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1억 400만 원 늘었는데요. 

반대로 SK텔레콤 미등기임원 91명의 평균 연봉이 1년 전보다 700만 원 낮아진 5억 1천800만 원입니다. 

LG유플러스도 전년보다 5천500만 원 줄어 미등기임원 71명의 평균 연봉이 4억 3천800만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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