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오스템임플란트 어쩌다가…횡령에 해임권고까지 ['생생' 제약-바이오]

정광윤 기자 2024. 4.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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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플란트 판매 세계 1위인 오스템 임플란트,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직원이 무려 2천억 원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사건에 이어 "재발을 막겠다"며 사과했던 회사 대표 본인도 불법주식거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첩첩산중이지만 주식시장에서 나가면서 감시의 손길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단 우려가 나옵니다. 

정광윤 기자와 들여다보겠습니다. 

논란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우선 최근 있었던 일부터 보죠.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사에 대한 과징금, 엄태관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등을 내놨습니다. 

회사의 투자손실을 누락하고, 현금자산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한 혐의인데요. 

오스템은 지난 2020년 회사 자금으로 주식을 매매하며 발생한 손실 151억 원과 2021년 직원 횡령으로 빠져나간 9백억을 회계처리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감독기관의 자료제출 요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다"는 게 증선위 지적입니다. 

증선위는 앞서 지난달 엄 대표를 불법 주식투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엄 대표는 회계 부서로부터 영업이익 급등과 당기순익 흑자전환 사실을 미리 듣고는 아내와 지인 차명계좌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사들였고 회사가 상장폐지되기 전 팔아치워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중소기업도 아니고 이 정도 규모 회사 대표가 하기엔 너무 뻔한 불법행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대표는 물론이고 임원만 돼도 본인 회사 주식을 사고팔면 5일 안에 당국에 보고해야 합니다. 

또 반년 안에 주식매매로 단기차익을 얻으면 반환해야 합니다. 

당연히 엄 대표는 둘 다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엄 대표는 지난해 주총에서 3연임에 성공해, 지난 2017년부터 7년째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요. 

3년 전 직원이 2천억 넘게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난리가 났을 당시 "완벽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사실 횡령 건만 봐도 규모를 감안할 때 다른 회사면 이미 대표가 물러났을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대표 본인의 불법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도 자진사퇴든 해임이든 거취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는데요. 

회사 측은 "검찰에 통보된 건이라 지금으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오스템에서 이런 문제들이 터진 게 한두 번이 아니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횡령 사건이 대표적인데 최근 대법원 3심에서 전 재무팀장 이모 씨에게 징역 35년이 확정됐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약 1년간 15차례에 걸쳐 총 2200억 넘는 회삿돈을 빼돌려 주식 투자와 금괴 매입 등에 쓴 혐의입니다. 

당시 "이 정도 액수와 기간이면 직원 개인의 일탈을 넘어 내부 통제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들이 쏟아졌습니다. 

이후 지난 2022년 1월부터 넉 달간 거래정지에 코스닥 상장폐지 심사도 받아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때 거래정지가 처음도 아니라는 건데요. 

앞서 지난 2014년에 오스템 임플란트 창업주이자 당시 대표였던 최규옥 회장의 횡령 사건으로도 제재를 받았습니다. 

최 회장은 치과의사들에게 뒷돈을 주고, 중고 치과기기를 새 제품처럼 재포장 판매해 거둔 이득을 횡령한 혐의 등로 기소됐는데요. 

횡령액 9천만 원, 배임액 97억이었지만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앵커] 

결국 주식시장에서 쫓겨나진 않았는데 제 발로 나갔다고요? 

[기자]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 16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 됐습니다. 

횡령사건이 터진 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주주행동을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자 최 회장이 다른 사모펀드들인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꾸린 컨소시엄과 손잡고 지분 대부분을 팔아버렸는데요. 

컨소시엄에서 공개매수로 소액주주 지분까지 사들이고 코스닥 시장을 나간 겁니다. 

이번 증선위 제재처럼 또 악재가 터져도 개미 투자자들이 더 이상 피해 볼일 없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인데요. 

사모펀드 매각 과정에서조차 최 회장이 자녀에게 편법 증여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제 상장폐지로 공시의무마저 없어졌으니 '도덕적 해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박상인 교수 / 서울대 행정대학원 : 내부적인 감시라든지 주식시장에서의 감시도 작동이 안 되죠. 많은 불법행위들이 일어날 수 있고 불투명하고 총수가 전횡할 수 있는….] 

[앵커] 

그런데 이런 와중에 또 실적은 괜찮다고요? 

[기자] 

지난 2017년부터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매출 기준으로도 3위를 차지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0%나 됩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는데요. 

매출이 1년 전보다 15% 가까이 늘어 두 해 연속 1조를 넘겼고, 특히 해외사업이 많이 성장하면서 매출비중이 66%에 달했습니다. 

국내에선 점유율 1위인데 임플란트의 수익성이 워낙 높고 건강보험 보장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라 그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급속한 고령화로 득을 보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몇 년간 대형 악재들이 계속 터지는 와중에도 실적은 신기할 정도로 잘 버텨왔는데요. 

해묵은 문제들이 여전한 가운데 언제까지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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