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리핀의 美中 외교

김병호 기자(jerome@mk.co.kr) 2024. 4.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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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를 고민하는 나라 중 하나는 필리핀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미 성향인 반면 전임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친중을 표방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후보 러닝메이트로 나온 두테르테 딸이 현 부통령을 맡고 있어 친중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에 두테르테는 "남중국해 긴장을 부추기는 미국 의도에 마르코스는 따라가기만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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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를 고민하는 나라 중 하나는 필리핀이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미 성향인 반면 전임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친중을 표방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 마르코스 후보 러닝메이트로 나온 두테르테 딸이 현 부통령을 맡고 있어 친중 그림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시진핑 주석이 퇴임한 두테르테를 중국으로 초청해 만난 것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최근 마르코스와 두테르테 간 협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 1월 두테르테는 마르코스가 개헌에 나선다면 남부 민다나오섬을 독립시키겠다고 했다. 마르코스가 개헌으로 그의 부친처럼 장기 집권을 꾀한다고 본 것이다. 두테르테는 민다나오 최대 도시 다바오에서 시장을 7차례나 지내며 입지를 다져왔다. 민다나오는 이슬람 무장세력 활동 무대로 반정부 정서가 강하다. 두테르테는 마르코스를 '애송이 정치인' 취급한다. 지난 대선에서 자기 딸을 내준 덕분에 마르코스가 집권하게 됐다며 본인 지분을 강조한다.

반면 마르코스는 지난해 미군에 군사기지 4곳을 추가 개방했고, 중국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서 탈퇴했다. 두테르테에 대해선 중국과 짜고 분쟁 중인 남중국해 암초 접근을 용인했다고 비판한다. 두테르테가 마르코스를 '마약중독자'라고 하자 마르코스는 이 발언이 "펜타닐 부작용 때문"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결국 양측은 지역 기반과 대외 노선 차이, 2028년 대선 전 개헌을 놓고 힘겨루기 중이다.

지난 11일 마르코스는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국 첫 정상회의를 가졌다. 마르코스는 미군과 합동훈련에 일본 자위대 참가를 환영한다고 했다. 일본과 병력 파견 협정을 추진 중인데 이는 미군과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방안 직후 나왔다. 당연히 3자 회동은 중국 견제로 읽힌다. 이에 두테르테는 "남중국해 긴장을 부추기는 미국 의도에 마르코스는 따라가기만 한다"고 비난했다. 미·중에 끼여 곤란할 때가 많은 우리나라에 필리핀 외교의 향배가 주목된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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