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이수지 기자 2024. 4. 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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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아껴주던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프랑스 작가 필리프 베송이 지난해 출간한 장편소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레모)는 여성살해 전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 참혹한 상처를 들여다본다.

레아는 오랜 침묵 끝에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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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사진=레모 제공) 2024.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날 아껴주던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러나 비극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범행 후 도주한 아버지, 열세 살 어린 나이에 현장을 목격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동생, 자신의 상처도 바라보지 못하는 나, 우리는 이 파괴된 삶을 살아가야 할까.

프랑스 작가 필리프 베송이 지난해 출간한 장편소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레모)는 여성살해 전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 참혹한 상처를 들여다본다. 계속되는 보이지 않는 폭력, 죄책감,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

고향을 떠나 파리의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하던 주인공 '나'는 어느 날 여동생 레아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레아는 오랜 침묵 끝에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다고 말한다.

그날 이후 우리의 삶은 무너졌다. 사건 현장이라는 이유로 다시 들어갈 수 없게 돼버린 집, 이웃들의 수군거림, 계속되는 경찰 조사, 아버지와의 대질 신문만 괴로운 건 아니었다.

가장 괴로운 건 나 자신이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인식이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미소를 잃어가는 어머니도, 점점 심해지는 아버지의 집착과 폭력성도, 돌이킬 수 없게 망가져버린 관계도.

작가는 여성살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흔히 개인적인 일, 당사자만 아는 일로 치부돼 온 폭력의 사회적 얼굴을 조명한다. 가정 폭력과 여성 살해를 치정으로 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이것은 소유욕에서 비롯된 범죄라고 지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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