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뮤지컬 배우 최초 월드투어, 괜한 일 벌였나 봐요" [HI★인터뷰]

홍혜민 2024. 4. 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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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16주년을 맞는 뮤지컬 배우 카이는 오는 28일 일본 도쿄 톳판홀을 시작으로 첫 월드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배우 카이가 뮤지컬계의 새 활로를 개척한다. 데뷔 16년 만의 첫 월드투어 개최를 통해서다.

카이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EMK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첫 월드투어 콘서트 '카이 인투 더 월드(KAI INTO THE WORLD)' 개막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올해 데뷔 16주년을 맞는 카이는 오는 28일 일본 도쿄 톳판홀을 시작으로 다음 달 미국 뉴욕 카네기홀, LA 더 브로드 스테이지(The Broad Stage), 중국 충칭대외경무대학 음악홀, 오는 6월 대한민국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첫 월드투어 콘서트를 개최한다.


뮤지컬 배우 '최초' 월드투어.."H.O.T. 있었기에 BTS가 나왔듯"

이번 월드투어는 뮤지컬 배우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카이는 "일은 벌여놨지만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상당한 부담과 무게감이 엄습하고 있다. 괜한 일을 벌였다 싶기도 하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뮤지컬 배우로써 월드투어를 개최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다.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나선 카이는 월드투어 개최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떻게 하면 다른 뮤지컬 배우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발현할 수 있을까를 항상 재미있게 상상하곤 하는 편이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외국에 계신 분들께도 '한국에도 이렇게 멋진 뮤지컬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한국을 넘어 더 넓은 세상에 계신 분들께 제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꿈과 소망이 생겼다. 이러한 경험이 제게 큰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포부도 이어졌다. 카이는 "제가 먼저 이걸(월드투어) 경험해 본 뒤 혹시 뒤에 따라오는 후배들이 있다면, 경험을 통한 데이터는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다"라며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제가 이만큼 나아가면 아마 제 뒤를 따르는 어떤 후배는 저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H.O.T.가 있었기에 빅뱅이 나오고, 빅뱅이 있었기에 BTS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모두 선배들이 가꾼 텃밭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제가 목적했던 것들을 이루려 한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카이는 이번 공연에서 뮤지컬과 클래식을 결합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음악적 지향점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캣츠'를 비롯한 세계 4대 뮤지컬부터 '지킬 앤 하이드' '엑스칼리버' '베토벤' 등 카이가 출연했던 작품 속 명곡들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특히 '프랑켄슈타인' '벤허'는 대한민국 창작진들의 손에서 탄생한 순수 창작 뮤지컬로, 카이는 이번 공연을 통해 K-뮤지컬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카이는 "한국에서 초연됐던 한국의 뮤지컬들을 제가 해외 무대에서 실연함으로서 한국의 뮤지컬이 가진 멋과 아름다움을 음악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첫 월드투어 공연, 뮤지컬 노래로 채운 이유는..."

카이는 첫 월드투어 공연에서 다양한 뮤지컬 곡들을 선보인다.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눈길을 끄는 것은 카이가 첫 월드투어 공연을 뮤지컬 곡들로만 채웠다는 점이다. 그간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가수로서도 활동을 이어오며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입증해 온 그가 다른 장르의 곡들을 배제하고 뮤지컬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카이는 "제가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활동도 해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다양한 노래를 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 카이로 무대에 서는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뮤지컬 음악의 깊이감이 가장 필요하다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뮤지컬 음악으로만 구성하려고 했고, 그것이 곧 프로그램적 특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카이의 월드투어 첫 포문을 여는 일본 공연은 이미 2회차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한 상태다. 해외 시장의 국내 뮤지컬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 카이의 월드투어 역시 흥행에 청신호를 켠 셈이다.

카이는 "(매진 소식을 듣고) '어, 진짜?'라고 되물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께부터 일본에서 정규 앨범을 낸 적이 있긴 했지만 딱히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적은 없었다. 그 이후에 소소하게 간간히 활동을 하긴 했지만 일본에 계신 분들에게 대대적으로 소개가 되거나 뮤지컬 배우로서 현지에서 활동한 적은 없기 때문에 현지분들이 저를 알고 제 공연에 시간을 내서 찾아주신다는 것이 놀랍다. 제게 있어서는 기적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5월에는 미국 카네기 홀에 입성한다. 데뷔 16년 만의 단독 공연 입성이다. 카이는 "재작년쯤 미국에 잠깐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카네기홀 옆을 걸어가게 됐다. '나도 여기서 한 번 공연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제 짧은 인맥을 동원해서 카네기에서 공연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수소문을 했다. 그 열망이 주변에 퍼지면서 미국 한국에서 공연 기획을 하시는 분들께서 좋은 제안을 주셨다. 뜻밖의 성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아마 제가 꾸준히 뮤지컬 활동을 해오고 클래식을 전공했던 점이 바탕이 돼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밥 같은 음악 하고파"

이번 공연을 통해 카이가 가장 듣고 싶은 평가는 '오롯이 카이만의 무대였다'라는 말이다.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공연을 통해 카이가 가장 듣고 싶은 평가는 '오롯이 카이만의 무대였다'라는 말이다.

그는 "오케스트라 음악의 장점은 수많은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우리의 귀를 풍성하게, 뷔페처럼 해주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제가 최근 지방에서 뮤지컬 공연을 하면서 맛집을 다니다 보니 '찐 맛집'은 메뉴 하나로 승부를 보더라"며 "저는 마치 그런 국밥 같다. 피아노 한 대라고도 표현할 수 있지만 제게 그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피아노라는 한정된 사운드 안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섬세한 것, 그리고 마이크 없이 오롯이 (목소리가) 피아노와 섞여 나왔을 때 그 안에 담긴 역사를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음악이다. 뷔페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도 상당한 즐거움이지만, 국밥 한그릇 안에서도 참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전통과 정통성을 지니는 것이 저의 지향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카이는 일본부터 서울까지 예정된 월드투어 공연 일정을 소화하며 상반기 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하반기에 어떤 국가에서 어떻게 공연이 이루어질지는 아직 모르지만, 상반기 공연을 잘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다른 지역도 가려고 계획 중"이라고 귀띔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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