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재창단 강제 리빌딩’ 위기···FA 대거 이적에 박지현 해외진출
여자프로농구 2023-2024시즌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이 우승 멤버를 대거 잃었다. 자유계약선수(FA)들이 한꺼번에 팀을 떠나면서 강제 리빌딩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부산 BNK가 FA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정신적인 지주 박혜진과 인천 신한은행의 간판 김소니아를 영입했다.
18일 여자농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BNK는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영입하고 내부 FA였던 가드 안혜지와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BNK는 기존 이소희와 함께 박혜진, 안혜지로 이어지는 강력한 가드진을 구축하게 됐다.
반면 우리은행은 전력이 급감하게 됐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뽑힌 박혜진은 2012-2013시즌부터 우리은행의 6연패 주역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선정돼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위성우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박혜진은 올 시즌 부상으로 정규리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청주 KB를 꺾고 정상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날 우리은행 나윤정도 계약기간 3년에 연봉 1억3000만원의 조건에 KB로 이적했다. 나윤정은 지난 시즌 26경기에 출전해 평균 25분 28초를 뛰며 7.2점 1.7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나윤정은 ‘절친’ 박지수가 있는 KB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보인 끝에 이적을 택했다.
궂은일을 하면서 쏠쏠한 3점포로 팀에 큰 힘을 줬던 최이샘은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새로운 곳에서 도전 의지를 보인 최이샘은 강력한 러브콜을 보낸 신한은행에서 새 출발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젊은 에이스 박지현이 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며 임의해지 선수가 된 상황에서, FA로 풀린 박혜진과 나윤정, 최이샘이 모두 이적했다. 주전급 가운데 챔프전 2연속 MVP에 오른 김단비만 남게 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확실한 빅맨 없이도 똘똘한 주전급 선수들의 조직력과 위성우 감독의 지략으로 우승을 이뤄낸 우리은행은 사실상 팀을 새로 창단해야 하는 큰 위기를 맞았다.
우리은행은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집단 이적에 당황해 하면서도 FA 보상 선수 선발과 새로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영입에 심혈을 기울여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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