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테니스 1호" 이덕희 여사의 세계 최고랭킹은 30위로 확인

이덕희 여사

이덕희 여사(70)는 한국 테니스 역사에서 '최초'라는 타이틀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다. 한국 '최초'의 프로테니스 선수로 1973년 호주오픈을 통해 그랜드슬램에 데뷔, 당시 2회전까지 올랐었다. 그리고 1982년 1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투어 대회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이후 이형택, 정현, 권순우 등이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최초' 타이틀은 언제나 이덕희 여사의 것이었다. 이덕희 여사는 한국 테니스의 선구자이자 대모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이덕희 여사의 세계 최고랭킹은 분명치 않았다. 당시에는 세계랭킹 시스템과 기록 관리가 체계적이지 않았던 탓에 이덕희 여사의 세계 최고랭킹은 홈페이지마다 달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WTA(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 홈페이지에는 이덕희 여사의 최고랭킹이 47위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최근 WTA로부터 입수한 과거 세계랭킹에 따르면 이덕희 여사의 1982년 8월 9일자 WTA 세계랭킹이 30위로 확인됐다. 포트마이어스 대회 우승 이후 줄곧 30~40위권에 위치하던 이덕희 여사의 1982년 세계랭킹은 7월 26일 34위에 이어 8월 9일 30위까지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 TOP 30의 벽을 깬 선수는 이덕희 여사였던 것이다.

이덕희 여사는 3월 초, 미국 인디언웰스 대회 기간 중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과거 WTA 레전드 선수들과 WTA 동창회(Alumni) 이벤트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본인의 최고 랭킹 기록을 문의했고, WTA 측으로부터 30위라는 정확한 대답을 들었다. 현재 WTA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정보가 잘못된 정보인 것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이덕희 여사의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1983년 프로테니스 선수에서 은퇴 후, 미국에서 계속 거주 중인 이덕희 여사이지만 국내 주니어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기회 확대를 위해 2000년, 국내 '최초'로 ITF(세계테니스연맹) 기준에 준하는 국제주니어테니스대회를 직접 개최했다. '이덕희배 국제주니어대회'로, 이 대회는 올해 벌써 23회를 맞이한다. 

이덕희배 주니어대회는 J200, 높은 등급의 대회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오세아니아권 대부분의 상위권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성장했다. 21세기, 한국을 대표했던 모든 선수들이 이 대회를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에서 은퇴한지 40년이 넘었지만 이덕희 여사는 한국의 어린 선수들을 위해 여전히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아야 한다. 국내 최초 프로테니스 선수, 이덕희 여사의 세계 최고랭킹은 30위다. 공식적으로 확인된만큼 이덕희 여사의 최고랭킹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못 기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2024 인디언웰스 WTA 동창회 이벤트에 참석한 이덕희 여사(사진 가장 오른쪽 빨간색 상의)>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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