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킬로미터 걷고 또 걸어, 암 선고·우울증 모두 떨쳐냈어요”.. 이래서 ‘치유의 길’

제주방송 김지훈 2024. 4. 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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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도보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제 각각입니다.

제주올레 길 1만 킬로미터(㎞) 이상 걸은 이른바 '걷기의 달인'들은 왜 길을 걷고, 또 걸어가고 있을까.

18일 (사)제주올레는 제주올레 27개 코스, 모두 437㎞를 20회 이상 걸은, 일명 '걷기의 달인'들의  '1만 킬로미터 모임'을 최근 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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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길 27개 코스 437㎞, 20회 이상 완주 ‘걷기 달인들’
함께 걷고 간담회.. 집계 후 1만 ㎞ 이상 완주자 20명 달해
“몸과 마음의 건강 회복, 새로운 나와 인생의 발견 기회”
제주올레 19코스 함덕서우봉해변 (제주올레 제공)


#“걷기는 세상의 번뇌와 나태,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고통스런 정신적 습관에서 벗어나, 사랑과 평화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최기선. 77살. 올레 길 51회 완주)

43살에 유방암 선고, 53살엔 자궁 근종으로 적출수술까지 겪은 최기선씨. 앞서 33살 젊은 나이에 3살 아들을 잃고, 신앙에 의지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시련은 이어져, 재차 대장암 2기 선고를 받고선 숱한 수술과 항암치료에 몸과 마음이 황폐해진 끝에 운동 삼아 걷기를 시작했고, 제주올레 길을 접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가족들 만류에도 2017년 5년간 제주살이를 선언하고 매일같이 올레 길을 걸었고, 1년 반 만에 의사도 놀랄 만큼 새로 태어난 자신을 만났습니다.

# “코로나 19 때는 방 밖으로 한 발자국 나가기 힘들 정도로 우울감과 무력감에 빠졌어요. 어느 날 부모님을 따라 올레 길을 걸었는데 신기하게 한 걸음씩, 한 코스씩 걷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박조은. 27살. 올레 길 26회 완주)

제주올레 길 ‘1만 킬로미터 모임’의 최연소자로 유일한 20대인 박조은씨. 부모님과 함께 제주를 찾아 올레 길을 걸으면서 ‘걷기’에 눈을 떴습니다.

올레 길에서 ‘클린올레’와 ‘나꽁치(나부터 꽁초를 치우자)’ 환경 캠페인을 접하고 무력한 시간과 이별했습니다.

새로운 성취감과 꿈을 얻게 된 박씨는 이젠 무력함에 빠진 청년들이 길 위에서 희망과 생명의 힘을 얻기를 바라면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에게 제주올레 패스포트를 사주며 동행을 권하고 있습니다.

# “제주올레 길에서 새로운 경력을 쌓고 있죠. 한 번 걷고, 두 번 걷고 계속해서 걸어보세요. 걷다 보면 인생에서 만나지 못한 희열을 느끼게 될 거에요” (김용찬. 67살. 올레 길 45회 완주)

7년 전 36년 간 다닌 회사 은퇴 후, 제주로 내려와 올레지기와 길동무로 활동 중인 김용찬씨. ‘제주에 산다면 꼭 올레 길을 걸어야지’라며 시작한 게 새 출발의 계기가 됐습니다.

15번째 완주 때쯤 ‘길동무’란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된 김씨. 올레꾼들에게 제주문화와 자연을 해설하는 ‘길동무’에서 제 역할을 찾았습니다.

김씨는 “교육 전에는 올레 길을 발로 걸었다면 교육 후에 올레 길은 매번 걸을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알려주고 있다”면서 길 위의 경험 속에서 새삼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말합니다.

(사)제주올레는 최근 27개 코스 437km를 20회 이상 1만 킬로미터를 걸은 완주자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제주올레 제공)가졌다.


‘걷기’, 도보여행을 즐기는 이유는 제 각각입니다.
제주올레 길 1만 킬로미터(㎞) 이상 걸은 이른바 ‘걷기의 달인’들은 왜 길을 걷고, 또 걸어가고 있을까.

18일 (사)제주올레는 제주올레 27개 코스, 모두 437㎞를 20회 이상 걸은, 일명 ‘걷기의 달인’들의  ‘1만 킬로미터 모임’을 최근 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서명숙 이사장과 함께 제주올레 6코스를 걷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걷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제주올레는 2012년 9월부터 공식 완주자를 집계했습니다. 올레 길을 1만 ㎞ 걷기 위해선 437㎞ 구간을 적어도 23회 완주해야 합니다. 

완주자 중에 23회 이상, 1만 ㎞를 넘은 경우가 20명으로 이번 간담회에는 9명이 참석했습니다.

77회 최다 완주자로 3만 3,000㎞ 이상 걸은 이부터, 45회·2만 ㎞ 이상 완주자 등 참가자 면면이 다양했습니다.

(사)제주올레가 마련한 1만 킬로미터 모임. 437km 27개 코스를 20회 이상 걸은 이들이 제주올레 길 6코스를 함께 걸었다. (제주올레 제공)


간담회에선 이처럼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길을 걷는 이들이 건강과 함께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다시 길을 찾았는지 의견을 나눴습니다.

지난 2월 (사)제주올레에서 내놓은 ‘제주올레 길 완주의 건강 효과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레 길 완주 이후 ‘정신적 건강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이는 97.2%로 거의 모든 완주자가 정신적 개선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신체적 건강이 나아졌다’는 응답도 87.2%, ‘사회적 건강(사회적으로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하고 인간관계가 좋은 상태)이 좋아졌다’도 88.1%로 나타나, 실제 올레 길 완주가 심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1만 킬로미터 이상 걸은 올레꾼들이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제주올레 제공)


앞서 ‘제주올레 길 위의 리더십 과정’에 강연자로 참석한 최진석 서강대 최진석 명예교수는 “걷기는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리듬을 회복하는 지적 활동이며 이 근본적인 리듬은 그 사람을 자신으로 만들어낸다”라고 걷기 효과에 주목했습니다.

관련해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도  “완주자들이 긍정적으로 경험한 정신적·신체적·사회적인 변화가 일상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주올레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면서 “시민들에 더 가깝게, 또 찾아가는 제주올레 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올레 길은 제주 본섬 뿐만 아니라 우도와 가파도, 추자도 코스를 포함해 27개 코스가 있습니다. 27개 코스 437㎞를 모두 완주하면 완주 메달과 증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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