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좌석 없어 애태운 장기 이송, 결국 ‘한라매’가 해결했다

오재용 기자 2024. 4. 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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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운용중인 한라매./제주도

지난달 31일 제주시 제주대병원 수술실 앞에서 여성 두 명이 급박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장기·조직 기증 전 과정에 참여해 기증자와 수혜자, 의료진 사이에서 중재와 조정 업무를 하는 수도권 지역 대학병원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였다.

이들은 이날 제주대병원에 있는 한 뇌사자가 기증한 신장을 이송용 아이스박스에 넣어, 수혜자가 있는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항공편이었다. 제주로 오긴 왔는데, 다시 김포공항으로 돌아갈 항공편이 없었다. 이날이 휴일인 관계로 제주에서 주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관광객들로 인해 제주에서 김포로 가는 항공편에 빈 좌석이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서둘러 국립장기조직 혈액관리원으로 연락해 현재 상황을 알렸다. 관리원은 ‘제주119′에 전화를 걸어, 장기 이송 지원을 요청했다.

제주대병원 장기 이송 지원 요청 연락을 받은 119종합상황실 소방헬기 운항관리 담당 김범수 대원은 신속히 이 같은 상황을 전파하고, 제주 소방헬기 ‘한라매’가 제주대병원으로 출동했다. 김 대원은 제주공항과 119항공대 사이에서 운항 일정 등을 조율하면서 소방헬기가 무사히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소방헬기를 운용하는 119항공대원들도 상황이 급박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전재정 기장이 조종하는 헬리콥터는 제주대병원에서 뇌사자에게서 적출된 장기를 싣고,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까지 2시간가량을 날아갔다. 신속히 이송된 장기는 수술대에 누워 있던 수혜자에게 무사히 이식됐다.

이 같은 사연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당시 헬기에 탑승한 코디네이터가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글쓴이는 “제주 항공편이 매진돼 장기 이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뻔했는데 제주 소방헬기 덕분에 무사히 이송했다”며 “제주 소방대원의 친절하고 정중한 절차 안내와 제주공항 출입국 관리소의 빠른 대처, 소방청 항공운항 관제실의 지휘 아래 장기를 담은 이송용 아이스박스가 서울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과정이 너무도 감동적이었다”고 당시 상황 설명과 함께, 도움을 준 제주소방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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