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원일중학교’ 학업 역량•인성 多 갖춘 ‘글로벌 인재’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4. 4. 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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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치•학부모 참여 활성화 등 민주적 학교문화 확산
교사 역량 강화•에듀테크 활용... 미래형 교육환경 구축
수업 질•흥미 모두 잡는 IB프로그램 도입… 실력 향상 ↑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오산 ‘원일중학교’ 

‘지혜롭고 감사할 줄 아는 실력인’ 양성을 교훈으로 둔 오산원일중학교는 ‘미래의 꿈을 찾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행복한 오산원일중을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2007년 1월8일 문을 열었다. 더불어 공감하고 협력하는 사람, 서로 존중하고 예절을 지키는 사람, 미래의 꿈을 찾아 성장하는 사람, 꿈과 끼를 발산하는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둔 오산원일중은 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자율과제로 IB프로그램을 선택, 학생들이 인성과 역량을 고루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오산원일중은 IB프로그램 도입 이후 학교 시설 역시 점차 개선하며 학생들이 토론형 수업, 모둠 수업에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가고 있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교육으로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키워가는 오산원일중을 찾아 미래의 꿈을 찾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봤다.

오산 원일중학교 제공

■ 민주적 학교 문화 속 성과내는 인성•진로•미래교육

공감과 협력, 인성과 배려, 성장과 진로, 행복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는 오산원일중은 민주적 학교문화를 기반으로 미래 인재를 키워낼 대원칙을 수립해뒀다. 참여·소통의 자치공동체 문화조성과 학생 자치 및 학부모 참여를 활성화하면서 지역사회의 학교 교육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으로 민주적 학교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려·나눔·존중의 체험 중심 인성교육을 활성화하고 실천중심 인성교육을 통한 기본생활 습관을 정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진로 교육을 강화하는 것으로 인성과 더불어 진로교육에도 힘을 쏟는 중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미래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역량 강화 교육의 하나로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의 다양화, 수업 혁신을 통한 미래 핵심 역량 강화, 에듀테크기반 미래 교육환경 구축 및 지역사회 연계 협력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산원일중의 중점 교육활동을 살펴보면 우선 학생들의 참여형 수업과 나눔을 확산하는 한편 생각나눔 독서·토론·글쓰기 교육도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학교 도서관을 전면 리모델링했고, 도서관 내에서 학생들이 모둠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해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에듀테크를 활용한 미래형 교육과정의 기반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오산원일중은 인성교육에도 독서교육을 녹여냈다. 아침을여는 북모닝 독서교실과 교육공동체의 소통 공감 대토론회, 평화로운 학급소통 및 공동체 활동지원 등 학생들이 소통과 체험 교육을 통해 인성을 다져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생태·인성교육을 위해 ‘스쿨가드닝’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이 활동은 학생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 수 있도록 직접 방울토마토 등 식물을 키워보고, 각자 키운 토마토를 이웃들과 나눔으로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원일중은 또 특색교육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학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다양한 출처의 정보나 주장 및 관점을 분석하고 평가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넘쳐나는 정보화시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까지 이어질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키워내고 있다. 창의성을 강조하기 위해 학생들이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돕고 있다. 이 같은 수업은 학교의 공간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오산원일중 내 학교공간 혁신사업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산 원일중학교 제공

■ IB교육으로 화력 얻은 원일중... 수업 질•흥미 다 잡았다

오산원일중은 특히 학교자율과제 사업을 통해 IB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수업의 질적 향상을 이룸과 동시에 흥미를 높여 학생들의 관심을 넘어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오산원일중이 학교자율과제로 ‘IB철학을 기반으로 한 미래형 역량 강화 교육 실현’을 택한 건 학교의 지리적 위치와 함께 학생 수, 교사 인력의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론이다.

오산원일중은 지역의 대형 마트와 영화관, 전자상가 등이 밀집한 상업 중심지에 있다 보니 인근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교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학교는 31개 학급당 평균 인원이 34명에 달하는 대표적 과밀학급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산원일중은 한때 교사들의 기피대상 학교가 되기도 했다. 평균적으로 2~3년만 근무하면 학교를 떠나고 싶어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 게다가 학교에는 저경력 교사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년 이상의 고연차 교사가 단 2명뿐일 정도로 대부분 신규 교사나 5년 미만의 교사들이 근무하다 보니 열정적이라는 강점은 있었지만, 이들의 교육 방향을 올바르게 이끌어줄 사람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오산원일중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해낼 방법으로 IB프로그램을 택했다. 이미 검증된 교육과정, 교육과정을 적용한 뒤 뒤따라오는 평가까지 그동안 다른 학교들에서 고연차 교사들이 해왔던 역할을 IB프로그램이 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IB관심학교로 선정된 오산원일중은 곳곳에서 성과를 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균형잡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수많은 도전을 통해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 의식과 국제적 소양을 갖춘 평생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덕이다.

오산원일중은 이 같은 사명문을 바탕으로 지난해 1년간 교사 리더그룹을 꾸려 선행적 IB도입을 위한 연구 및 역량 향상에 매진했다. 도교육청과 IBO에서 내놓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탐구-실행-성찰 중심이라는 IB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었고, 17일에는 IB콘퍼런스를 통해 그동안의 노력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는 그동안 IB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150여명의 학부모를 비롯해 경기도 전역의 초·중·고교 교사 96명이 참관 신청을 하는 등 오산원일중의 IB프로그램을 향한 관심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오산원일중 관계자는 “학교자율과제 도입 이후 교육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하게 됐고, 교사와 학생 모두 교육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생활할 수 있게 됐다”며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이 곧 IB프로그램이라는 생각으로 오산원일중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오산 ‘원일중학교’ 인터뷰 줌-in

오산 원일중학교 이은아 교사

■ “IB교육은 교사 인생 터닝포인트… 열공하는 쌤 되고파”

“IB교육은 교사 생활의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교육 방식을 다양하게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15년 차 교사로 오산원일중학교에서 가정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이은아 교사는 학교 자율과제로 IB교육을 선택해 적용한 뒤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막연하기만 했던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것. 스스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연구하기 시작했고, IBO와 도교육청의 연수과정을 거치면서 그를 실현할 방법이 명확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교사들은 서로서로 앞장서 공부하고 싶어했고, 함께 연구하며 능력을 높여갔다. 특히 원일중은 저연차 교사가 많은 학교 중 하나라 IB교육이 더욱 빛을 발휘했다. 원일중은 신규 교사나 5년 이하 교사가 23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학교다. 젊은 감각이나 열정이 크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다. 더 좋은 교육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교사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IBO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교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 작용했다.

그는 “후배 교사들을 이끌어줄 선배 교사가 부족하다 보니 저연차 교사를 성장시켜줄 가이딩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며 “IB프로그램을 학교자율과제로 선택해 도입하게 된 것 역시 이런 우리 학교의 약점을 보완하고 성장시켜 줄 수 있는 체제가 IB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예상은 적중했다.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고, 학생의 역량을 강화시켜 줄 체계적인 시스템도 갖춰졌다. 또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교육 노하우를 고스란히 학습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그램 적용이 끝나면, 현장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적용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뒤따르면서 자신의 교육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도 가질 수 있었다.

특히 이 교사는 이번 학교자율과제를 통해 교육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교사의 전문성이 교육의 질을 결정짓는 무기로 작용한다는 것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더 크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또 지난해 리더교사들끼리 2주에 한 번 오후 9시까지 남아 IB를 위한 공부를 했는데, 올해도 동료 교사들이 이런 모임을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그는 “과거 전문적학습공동체는 아무래도 추상적인 느낌이 있다 보니 어떤 걸 해야 할지도 제대로 몰랐고, 당연히 막연하다는 생각에 소홀해졌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명확한 주제 속에서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보니 전보다 훨씬 내실 있는 협의회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 교사는 이러한 학교자율과제가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IB학습자상에 대해 배우면서 학생들은 교육의 실천 이유가 자신들의 성장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교육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인성 역시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아무래도 서로 표현을 하고, 반응을 주고 받는 수업이 많기 때문에 과거에 정답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의하며 언쟁을 벌여야 했던 것과 달리 생각을 공유하고 경청하는 태도를 갖게 됐다”며 “인성적으로 좋아지고,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IB프로그램이 정책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학교자율과제 속에서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이를 발전시킬 교육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수업을 마친 이후 평가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수업일지를 써보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변화나 교육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더 좋은 교육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며 “교사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된 만큼 지금처럼 언제나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원일중 2학년 이혜민양, 3학년 변효정양

■ “스스로 질문하고 답 찾기… 생각하는 힘 키워요”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다 보니 더 많은 생각,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원일중 3학년 변효정양과 2학년 이혜민양은 학교자율과제로 IB를 경험한 뒤 느낀 점으로 자기주도학습과 넓어지는 생각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진행했던 수업들에 비해 각자가 할 역할은 훨씬 늘어났고, 그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답과 친구들이 생각하는 답을 비교해 가면서 누구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는 것.

특히 변양은 자기가 직접 문제를 설정하고 답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2학년 때 조원들과 함께 역사적 인물에 대해 찾아보고 공부한 뒤 그 사람에 대한 신문을 만드는 수업을 했다”며 “역사적 인물의 업적이나 그 사람의 생애, 주요 사건 같은 것들을 찾아보면서 신문을 만든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적 파트를 맡아 신문에 나열하고, 직접 신문에 들어갈 글을 써 봤는데, 아직까지도 그때 조사했던 내용들이 생생하다”고 설명했다.

이양에게는 가정시간에 했던 조별활동이 그랬다. 제시된 질문에 대해 ‘정답’이 아닌 서로 논의를 통해 ‘답’을 찾아가는 활동들이 오랜시간 배운 내용을 기억하게 해줬다는 설명이다. 그는 “청소년의 사고에 대한 카드뉴스 만들기 활동을 했다”며 “이상주의적 사고와 관련해 청소년들이 자라면서 상상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비판적 사고를 갖게 되면서 반항심이 생겨나 공격성을 띠게 된다는 과정에 대해 흥미롭게 탐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그런 얘기를 서로 나누면서 ‘중2병’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했더니 오히려 공격적인 성향보다는 그런 성향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이가 더 돈독해졌던 것 같다”고 했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돼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변양은 고교 진학 후에도 IB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와는 무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저라면 다시 IB교육으로 공부를 하고 싶다”며 “IB교육을 하면서 느낀 게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이 올라갔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특히 암기 과목들인 역사 같은 사회 과목들을 IB교육 방식으로 공부하게 되면 오히려 더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아 입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생각은 이양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양은 IB교육으로 배우고 싶은 과목으로 ‘도덕’을 꼽았는데, 그 이유는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도덕은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사 한 명의 생각만 배우는 형식보다는 친구 여러 명의 생각을 한 번에 공유할 수 있는 그런 형태의 IB교육이 훨씬 더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수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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