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 작가 “차은우, 밑바닥 인생 모를 것 같은 외모로 처연한 연기해 감동”[스경X인터뷰]

지난 13일 막을 내린 MBC ‘원더풀 월드’는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이를 쫓는 어머니 그리고 그 복수를 위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사람의 아들이 자신의 조력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드라마는 무엇이 복수이고 인간미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자문했다.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 ‘전생에 웬수들’ ‘청담동 스캔들’ ‘순결한 당신’ 등을 쓴 김지은 작가는 무거운 주제 의식을 각종 미스터리 코드와 함께 버무려 비슷한 시각 ‘눈물의 여왕’이 위세에도 두 자릿수 최고 시청률을 올리며 막을 내렸다.
김지은 작가는 ‘스포츠경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과 그 메시지를 밝혔다.

이하 김지은 작가와의 일문일답.
- 작품을 구상한 이유 그리고 집필을 할 때 주안점은?
“‘우리 인생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대본을 쓰던 당시, 손에 쥐고 있던 단테의 ‘신곡’ 첫 구절이 계속 마음에 쓰였다. 나는 계속 걸어가는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날은 계속 어두워지는데, 여기서 멈출 수도 없는데. 마치 꼭 저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다 또 다른 인생길에서 숲속을 헤매고 있을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역시 위로를 받고 싶어 은수현이라는 인물을 그려냈다. 물론 작가로서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처음으로 시청률이라는 숫자보다는 오롯이 사람의 마음에 집중하고 싶었다. 현실이 답답하고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사람들은 현실을 닮거나, 그보다 더 힘든 작품을 회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 드라마가 그랬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 그래도 막바지 11%가 넘는 시청률의 수확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11%가 넘는 두 자리 시청률이 믿기지 않는다. 어쩌면 어둡고 힘들어도 결국 연대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같이 들여다봐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 드라마에 발끝을 들고 들여다봐주신 분들의 용기와 애정 덕분이다. 무엇보다 배우들만큼 그 감정선을 따라 보시느라 감정의 소모가 크셨을 시청자들께 이 자리를 통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 김남주의 6년 만에 복귀작이었다. 쉽지 않은 은수현 역할을 연기했는데?
“”쫑파티 때 누군가 ‘작가님’하고 불러서 뒤돌아보는데 배우 김남주였다. 그리고는 둘이 아무 말도 못 하고 한참을 부둥켜안고 그냥 울었다. 어디선가 은수현이 우리랑 같이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언젠가 김남주가 ‘드라마에서 한 번도 모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모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은수현은 김남주라는 옷을 입고 제 캐릭터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지문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디테일하고 신중했다. 그래서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김남주표 모성이 표현됐다.“

- 권선율 역 차은우의 연기변신도 인상적이었다.
“작품을 하며 가장 저를 놀라게 한 배우가 차은우였다. ‘이렇게까지?’라고 할 정도로 권선율을 연기하고 진심으로 사랑했다. 덕분에 차은우는 전혀 밑바닥 인생을 그려낼 수 없을 것 같은 외모로 거친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고 신비롭고, 때로는 비련하고 처연하게 그려냈다. 죽어가는 것들 속에만 있던 캐릭터는 차은우를 만나 깊어지고 아름다워졌다.”

- 원미경의 재발견도 인상적이다. 은수현의 엄마 역으로서 과거 미녀 여배우로서의 자취를 지우고 희생적인 모성을 그려냈는데.
“참 신기한 경험이, 제가 쓴 대사가 원미경의 입을 통해 나오면 그 울림이 커지고 뜨거워졌다. 어떠한 힘이 있으시길래, 얼마나 큰 내공이 있으시길래 그러는 건지 저로서는 그저 경이로웠다. 대사 한 줄 한 줄에 달라지는 표정을 보며 저도 계속 반복해 보며 연구 중이다. 작가를 끊임없이 공부하게 만드는 배우다.”
- 김강우, 임세미 등에 대해서도 언급해본다면?
“신기하게도 둘은 제가 예전에 한 번씩 다 러브콜을 보낸 적이 있었다. 당시 일정 때문에 아쉽게 함께 하지 못했지만, 두 배우를 한꺼번에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두 분 다 기대 이상이었다. 김강우의 강수호는 가장 표현하기 힘든 인물이었다. 마지막 회를 봐야 진심이 나오기에 한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간 후 온갖 욕을 먹으면서도 꾹꾹 눌러가며 감정을 연기하는 걸 보며 김강우에 대해 감탄했다. 임세미의 한유리는 나쁘지만, 또 애처롭다. 다른 배우가 했다면 미워 보였겠지만, 임세미는 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늘 그 자리에 서 있고, 수현으로 하여금 다시 손을 내밀게 한 건 임세미의 힘이었다.”

- 작품을 통해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은수현의 입을 빌려 말씀드렸듯 ‘부디 상실의 슬픔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편안해지기를, 세상이 그들에게 조금은 더 다정하기를, 아픔을 이겨내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그래서 언젠가는 아픔이 덜한 시간에 가 있기를’. 이것이 드라마의 제목이 ‘원더풀 월드’인 이유이자 하고 싶은 메시지다.”
- 작품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글로벌 공개도 됐다. 복수와 치정이 이어지는 한국적인 전개에 받은 해외의 피드백이 있었다면?
“디즈니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인간의 내면 감정을 다루는 작품은 나라와 상관없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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