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밥·호박… 한국적인 소재로 관객 마음 흔들다

김신성 2024. 4. 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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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밥'과 '호박'.

홍형표가 그린 고봉밥은 가난했지만 넘쳤던 사랑, 아주 작은 행복, 그리고 창창한 앞날을 향한 희망,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을 가득 담고 있다.

고봉밥은 '미생예찬', 호박은 '인생의 관계성'이란 타이틀로 발표되고 있다.

전통적인 재료를 넘어서, 캔버스에 아크릴과 테라코타를 부려 고봉밥을 짓는 작가로 업그레이드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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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표 초대전 ‘미생예찬’

‘고봉밥’과 ‘호박’.

작가 홍형표가 즐겨 쓰는 소재다. 그는 한국적인 소재로 관객의 가슴을 흔들고 적시는, 따뜻한 작가군에 포함된다.

홍형표가 그린 고봉밥은 가난했지만 넘쳤던 사랑, 아주 작은 행복, 그리고 창창한 앞날을 향한 희망,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을 가득 담고 있다. 
‘미생예찬’
바라보기만 해도 뿌듯한 그의 고봉밥에는 긍정적이고 뜻깊은 명언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성경을 비롯해 법정 스님, 정명 스님, 도올 김용옥 선생 등의 어록에서 가져온 구절들을 손으로 하나하나 새겨 넣은 것이다.

작가 자신을 상징하면서 의인화한 호박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빨강, 파랑, 분홍 등 원색을 과감히 써가며 전통적인 먹선의 문인화풍 회화 요소를 결합해 독창적 양식의 매력적인 그림을 그려내고야 말았다. 

고봉밥은 ‘미생예찬’, 호박은 ‘인생의 관계성’이란 타이틀로 발표되고 있다. 제작방식은 둘 다 동일하다. 굵은 커피 마대자루 같은 천에, 혹은 캔버스에 혼합물감을 두텁게 얹고, 이를 갈고닦아 완성한다. 도공이 도자기를 굽는 심정으로, 조각가가 조형물을 만들 듯이 닦고 문지르기를 반복한다. 기존의 기득권과 매너리즘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현대화된 문인화를 개척하는 것이다. 

수더분한 옆집 아저씨 같은 작가는 “쌀과 아름다움(美)을 합친 것이 풍요다. 풍요의 기반은 먹는 것, 그것이 바로 미(味)다. 그래서 타이틀이 ‘미(米)생예찬’일 수도, ‘미(美)생예찬’일 수도 있다”면서 “우리 사회공동체는 한솥밥을 함께 먹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 함께할 때 비로소 아름다움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말한다.
‘인생의 관계성’
홍형표는 오랜 시간 서예, 문인화, 한국화의 다양한 장르를 거치면서 문인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전통적인 재료를 넘어서, 캔버스에 아크릴과 테라코타를 부려 고봉밥을 짓는 작가로 업그레이드해 돌아왔다. 좀 더 대형화된 최근 신작들은 그 깊이를 더한다.

그의 초대전 ‘미생예찬’은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구구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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