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포차' 싹 사라진 강변역…"아쉽네요" vs "넓고 깨끗해"

김지성 기자 2024. 4. 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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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역은 동서울터미널 바로 앞이라 서울의 얼굴이잖아요. 깨끗해져서 좋아요."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강변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 30대 남성 박모씨는 "지방에서 자주 오가는데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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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앞. 보도블록 왼편에 있던 노점이 지난 15일 모두 철거됐다. /사진=김지성 기자

"강변역은 동서울터미널 바로 앞이라 서울의 얼굴이잖아요. 깨끗해져서 좋아요."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강변역 앞에서 만난 직장인 30대 남성 박모씨는 "지방에서 자주 오가는데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30여년간 지하철 2호선 강변역과 구의역 일대 보도블록에 있던 노점이 정비됐다. 광진구청은 지난 15일 강변역 1·4번 출구 일대 노점 18개소와 구의역 1·4번 출구 일대 5개소 등 23개소를 모두 철거했다. 그동안 보행 불편과 도시 미관 저해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 지역 주민과 상인은 대체로 정돈된 환경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광진구에서 나고 자란 유모씨(30)는 "예전엔 도보에 포장마차가 쭉 있어 술 취한 사람이 거리에 많았다"며 "술 마시다 나와 담배를 피우거나 토를 해놓고 그냥 가서 지하철역 앞을 지날 때 불쾌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등학생 때부터 자주 가던 와플집이 사라져 아쉽지만 전보다 깨끗해져서 좋다"고 했다.

병원 방문차 강변역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모씨(32)는 "노점이 있던 곳이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이어지는 곳이라 유동 인구가 항상 많은 편"이라며 "이렇게 싹 정리되니 냄새날 것도 없고 도보도 넓어져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강변역 일대 노점이 철거되기 전 모습. /사진제공=광진구청


이 일대에 노점이 수십년 동안 자리했던 만큼 아쉬운 목소리를 낸 시민들도 있었다. 주민들은 추억이 담긴 노점이 사라져 아쉽다고 했다. 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도 간단한 주전부리를 사 먹을 곳이 없어져 허전하다는 반응이었다.

20년 동안 광진구에 산 A씨(31)는 "포장마차가 일종의 동네 명물이었는데 사라져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쓰레기가 문제라면 환경 미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면 어땠을까 싶은데 이렇게 다 사라지니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강변역 앞에서 20년째 식당을 운영한 60대 B씨도 "노점에서 밤, 고구마, 뻥튀기 팔던 분들이 있었다"며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로 오가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는데 이제 주전부리 사 먹을 곳이 없으니 허전한 사람들이 많을 거 같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지난해 11월부터 노점 운영자와 사전 협의를 갖고 자진 정비를 안내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운영자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으나 지속적인 설득으로 23개소 운영자 모두에게서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앞서 광진구는 지난해 강변역 주변과 강변우성아파트 주변 노점상 30개소를 정비했다. 향후 생계형 노점상에 대해서는 최소 범위에서 허가제 사업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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