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26) 왕의 오솔길, 카미니토 델 레이

2024. 4. 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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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말라가 지역에 있는 왕의 오솔길, 카미니토 델 레이(Caminito del Rey)다.

왕의 오솔길은 험준한 산악지형을 이용한 인공물에 알폰소 13세의 대중적이고 친숙한 이미지가 결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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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나라 스페인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관광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 문화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주요한 관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스페인은 우리나라보다 국토의 크기가 다섯 배 이상이다. 그만큼 트레킹할 곳도 많다. 코로나19 이후 필자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소개했던 트레킹 코스가 있다. 말라가 지역에 있는 왕의 오솔길, 카미니토 델 레이(Caminito del Rey)다.
왕의 오솔길로 불리게 된 내력이 재미있다. 원래 이 길은 20세기 초 말라가 지방의 엘 초로(El chorro) 지역에 건설된 수력 발전소의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길이다. 1921년 수력 발전소 완공 후 스페인의 국왕인 알폰소 13세가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이 길을 걸었다고 하여 ‘카미니토 델 레이( Caminito del rey)’로 불리게 됐다.
카미니토 델 레이 산책로.  필자 제공
카미니토 델 레이 옛 산책로 ⓒ unesco.caminitodelrey.info
워낙 험준한 바위 지형에 길을 만들다 보니 처음에 만들어진 통행로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바위에 콘크리트와 바위 계단을 매달아 좁은 통로를 만들었다. 카미니토 델 레이를 트레킹하다가 안전사고가 잇따라 생겨 사람들이 죽자 말라가 정부에서 2015년 전면적으로 산책로를 손봤다. 지금은 아주 안전하게 만들어졌다.

왕의 오솔길은 7.7km이다. 순환 코스가 아닌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일방통행으로 되어 있다. 전체 코스를 걷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왕의 오솔길에 올랐다. 구아달오르세 강을 굽이도는 깊이 700m의 로스 가이타네스 협곡이 웅장하다. 이 협곡의 100m가 넘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정신이 아득하다. 안전요원이 있고 안전 장비가 충분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절대 밑을 내려다보면 안 된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 수 있다. 대신 동굴과 산, 계곡, 호수의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면서 걸으면 된다.
1921년 알폰소 13세 카미니토 델 레이 방문 사진 ⓒ unesco.caminitodelrey.info
왕의 오솔길은 험준한 산악지형을 이용한 인공물에 알폰소 13세의 대중적이고 친숙한 이미지가 결합되었다. 왕이 다녀갔다는 역사적 사실과 스토리를 합쳐 많은 관심을 끌었고, 좋은 관광상품의 모범사례가 됐다.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는 도시재생의 잘 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카미니토 델 레이를 걸으며 오늘 하루 동안 왕이 된 기분을 느껴 보시라.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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