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올 때마다 종횡무진, 감독까지 탄성 지른 슈퍼 플레이··· NC의 ‘게임 체인저’ 최정원
공격적인 주루는 ‘양날의 검’이다.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슈퍼 플레이와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무리한 플레이가 불과 영 점 몇 초 차이로 갈린다. 빠른발은 기본에 순간적인 판단력과 과감한 결단력이 어우러져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NC 최정원의 17일 주루가 그랬다.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홈 한화전, 3-3 동점이던 8회말 선두타자 대타로 나선 최정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1루로 나갔다. 후속 김주원의 희생번트에 2루로 향하던 최정원은 갑작스럽게 3루까지 내달렸고, 공보다 먼저 베이스를 짚었다.
하늘에 운을 맡긴 도박성 주루가 아니었다. 한화 3루수 노시환이 번트 수비를 하느라 뛰어들었고, 미처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것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과감하게 달려든 결과였다.
3루까지 진출한 최정원은 후속 박민우의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홈을 밟았다.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볼넷에 번트, 과감한 주루 플레이에 이은 희생 플라이까지. 안타 하나 없이 점수를 냈다. 마무리 이용찬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NC는 4-3 승리를 거뒀다. 상대 선발 류현진에 눌려 불과 3안타밖에 치지 못했지만, 12안타를 몰아친 한화를 꺾었다. 2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였다. 전날 3-0으로 앞서다 4-7로 역전패하며 한껏 처진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최정원은 이날 경기 후 “2루로 뛰면서 3루가 비어있는 것을 보고 과감히 뛰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이종욱 (작전·주루) 코치님이 생각이 많이 들 때는 뛰어보라고 주문을 하셨다”고 말했다. 강인권 NC 감독도 “최정원의 출루, 주루 플레이가 결정적 장면이었다”고 칭찬했다. 더그아웃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강 감독이 ‘와’하며 탄성을 낼 만큼, 이날 최정원의 주루는 인상적이었다.
2019년 2차 7라운드(전체 67번) 하위 순번으로 NC 지명을 받은 최정원은 상무에서 군 복무 후 지난 시즌 중반 복귀했다. 올 시즌은 8경기에 나서 15타수 5안타를 기록 중이다. 대타, 대수비, 대주자로 드문드문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마다 인상 깊은 활약으로 NC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홈 KT전에는 모처럼 선발 출장해 몸에 맞는 공 2개 포함 사사구 3개에 안타 2개로 5차례 출루했고 그중 4번 홈을 밟았다. 중견수 수비에서도 2차례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상대 기세를 꺾었다. 이날 NC는 접전 끝에 KT를 8-7로 잡아내며 시즌 첫 KT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6승 10패로 9개 구단 중 가장 열세였던 상대라 특히 의미가 컸다. “스페셜리스트로 팀이 필요한 상황마다 기여하겠다”는 게 올 시즌 최정원의 각오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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