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왕? 안 받아” 이정후 떠나니 KBO 통산타율 1위인데…뼈 있는 농담? 자신에게 ‘주문’[MD창원]

창원=김진성 기자 2024. 4. 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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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NC 다이노스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준다고 해도 안 받는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4)가 17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당연히 농담이다. 취재진에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알고 보면 자신을 향한 주문이다. 박건우는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박건우/NC 다이노스

박건우는 17일 한화전까지 21경기서 72타수 25안타 타율 0.347 2홈런 12타점 15득점 OPS 0.912 득점권타율 0.433이다. 2023시즌에는 주로 3번타자로 뛰었지만, 올 시즌에는 붙박이 5번타자다. 클린업트리오의 일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달라는 강인권 감독의 주문은 같다. 그러나 5번에선 타점에 대한 목적성이 좀 더 뚜렷하다고 봐야 한다.

4번 맷 데이비슨과 6번 김성욱 사이에서 시너지를 내달라는 의미도 있다. 데이비슨이 팔꿈치 부상으로 잠시 빠진 사이 권희동이 임시 4번타자로 출전 중이다. 박건우는 데이비슨이든 권희동이든 뒤에서 충실히 중심타자 노릇을 한다. 높은 득점권타율은 시즌 초반 NC 타선의 흐름이 좋은 원동력 중 하나다.

박건우는 달라진 타순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5번타자가 경기 내내 해결사인 건 아니다. “내 뒤에서 성욱이가 잘 해준다. 타순은 신경 쓰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하면 되는 것이다. 5번이지만 출루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현역 KBO 모든 타자 중 통산타율 1위(0.326)에 등극했다. 은퇴하거나 KBO에 없는 타자들까지 포함해도 이정후(0.340), 장효조(0.330)에 이어 3위다.

그런 박건우는 정작 데뷔 후 한번도 타격왕을 차지한 경력이 없다. 2023시즌 타율 0.319로 7위를 차지한 것까지 타율 탑10에만 5차례 들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7년에는 0.366으로 2위, NC 첫 시즌이던 2022년에는 0.336으로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은 어떨까. 17일까지 타율 9위다. 1위를 달리는 0.380의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가 아주 큰 건 아니다. 4푼3리 차이를 하루아침에 좁힐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제 4월이란 점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격차인 것도 사실이다.

시즌이 5~6개월 남았다는 얘기는, 달리 말해 변수가 많다는 의미다. 현 시점에서 개인타이틀을 생각하고 뛰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박건우 역시 “(욕심은)절대 없다. 준다고 해도 안 받는다”라고 했다. 다소 과격한(?) 농담으로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했다.

실제 개인타이틀은 의식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그 노력의 대가가 쌓여 돌아오는 법이다. 박건우는 오히려 현역 통산타율 2~3위 손아섭(0.322)과 박민우(0.320)를 바라보며 배우는 게 있다고 했다.

그는 “아섭이 형과 민우의 타격도 많이 본다. 아섭이 형은 대단하다. 그 형은 면을 만들어서 친다”라고 했다. 타격은 필연적으로 점이 아닌 면을 만드는 작업이다. 공에 맞는 지점이 넓어야 잘 맞는 타구를 만들 확률도 높아진다.

단, 박건우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건 자신이 오른손타자라는 점이다. 시프트 제한으로 내야수들이 더 이상 우측으로 치우치지 않아 반사이익을 못 본다. 내야안타 생산도 좌타자보다 불리하다. 그럼에도 통산타율 1위인 건 박수 받아 마땅하다.

박건우/NC 다이노스

박건우는 “우타자는 내야안타를 치는 게 쉽지 않다. 시프트가 없어져서 우타자 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래저래 타격에 관해선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괜히 6년 100억원 FA 계약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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