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배재민 "철권8 시스템은 재미를 상실했다"

문원빈 기자 2024. 4. 1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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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레시브 시스템 문제 지적… 글로벌 팬들 답글로 의견 공유 中
- 2024 ATL 시즌1 DAY3 JDCR와 아이뮤지션의 결승전을 관전 중인 무릎 [출처: 무릎 방송 中]

DRX 소속 '무릎' 배재민 선수가 반다이남코 '철권8' 시스템을 전면 비판했다. 

무릎은 자신의 SNS로 "철권8은 재미가 없다. 공격적인 운영도 사실 터무니 없는 것이다. 철권1부터 지금껏 즐겨온 사람으로서 이 게임에 적응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무릎은 철권7 당시 '철권의 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EVO 2022 포함 100개 이상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랭크전에서 상대와 계급이 하락할 때까지 대결을 지속하는 이른바 '데스'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무릎의 플레이는 세밀한 무빙으로 상대의 기술을 막아내면서 콤보 기회를 포착하는 방어 위주 방식이다. 초반에는 불리하게 시작해도 상대의 패턴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적절하게 플레이 방식을 조절해 승리를 쟁취한다. 흔히 '무나리오'라고 불리는 키워드가 해당 플레이에서 탄생했다.

2024년 1월 철권8이 출시되자 팬들의 시선은 당연히 무릎의 플레이에 집중됐다. 하지만 각종 개인 대회뿐만 아니라 DAY3까지 진행된 2024 ATL 시즌1에서도 무릎은 철권7에서의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철권8 시스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권7은 방어 플레이에 이득이 큰 게임이었다. 상대의 기술을 잘 피하고 막아내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로 인해 기술 프레임 개념 파악, 콤보 구사 능력 등 각 요소 실력에 따라 철저하게 계급이 구분됐다. 실제로 철권7에서는 황금단 유저가 파랑단은 물론 보라단 유저에게도 패배하는 상황을 쉽게 보기 어려웠다.

- 철권8 시스템을 지적하는 무릎 [출처: 무릎 X]

하지만 하라다 카츠히로 반다이남코 철권 프로듀서는 이를 진입장벽으로 판단했다. 철권8에서는 초보자들이 쉽게 유입할 수 있도록 방어보다 공격에 이득을 대폭 끌어올리고 계급도 이전보다 수월하게 상승하도록 변경했다. 기술 커맨드 간소화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철권8에서는 계속 방어만 하고 있을 경우 가드 대미지로 점점 불리한 상황에 직면한다. 게다가 한 번의 콤보로 줄 수 있는 대미지가 높기 때문에 2번만 콤보 기회를 허용하면 패배로 이어진다. 수비와 무빙 위주로 전개하는 플레이가 철저하게 배제된 환경이 무릎에게 허들로 작용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예를 들면 빌드 싸움에서 승리해 운 좋게 한 번 정도 실력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스타크래프트에서 운에 따라 고수에게서 승리를 챙길 수 있는 카드 게임으로 전환된 셈이다.

당연히 카드 게임도 실력에 따른 랭크가 구분되지만 패에 따라 실력자도 허무하게 패배한다. 철권7에서 황금단 이하 계급 유저들에게 패배하지 않았던 프로급 선수들의 랭크 매치 패배 빈도가 높아진 이유다.

철권8 출시 당시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수비 철권이 대세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로 전환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수비 철권의 대명사였던 JDCR도 공격적인 플레이로 전환해 2024 ATL 시즌1 DAY3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무릎은 "잘 막고, 잘 피하고, 잘 참는 것이 철권의 스킬이었다. 하지만 철권8은 잘 막아도 보상이 없다. HP를 계속 잃는다. 그렇다고 모든 캐릭터가 공격적이지 않다.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한 쪽으로만 기울어진다"고 지적했다.

- 무릎의 X에 수많은 유저가 답글을 남기고 있다

밸런스 논란도 이전보다 커졌다. 현재 프로급 선수들 사이에서 1티어로 꼽히는 캐릭터는 드라구노프, 아수세나, 니나, 요시미츠다. 발동 프레임이나 가시적인 모션에서 이득이 큰 캐릭터들이 매우 유리하다. 시스템에서 도태된 캐릭터는 살아남기가 어렵고 대회 무대에서는 더욱더 격차가 심해졌다.

무릎의 코멘트를 본 팬들은 "그의 말대로 가장 큰 문제는 캐릭터 밸런스가 아니라 게임 핵심 시스템이다",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규 유저의 승리를 돕기 위해 추가한 기능이니까 실력자 입장에선 슬플 수밖에 없다", "보는 입장에서의 재미는 확실히 올라가긴 했어", "캐주얼 플레이어에게 초점을 맞춘 만큼 기술적인 관점을 선호하는 플레이어에겐 아쉬운 방식이긴 하다", "그래도 철권8에서 잘 적응하는 선수가 있는 만큼 무릎도 적응해야 할 문제다", "당신은 최고의 선수니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등 다양한 답글을 남기고 있다.

한편 무릎의 지적과는 별개로 철권8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요소가 접목되어 있지만 가장 큰 불만은 각종 유료 상품으로 제공하는 각종 아이템들의 퀄리티다.

특히 철권 파이트 패스는 디럭스 에디션 구매자들도 다시 유료로 구매해야 하는데 커스터마이징과 전혀 관련 없는 아이템은 물론 형편없는 아이템 퀄리티로 구성되어 비판이 쏟아졌다. 게다가 플레이어 사이의 핑 차이를 보정하는 넷코드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도 불만 요소다.

그 결과 스팀 최근 유저 평가가 '복합적(3531건 중 42% 긍정적)'으로 하락했다. 스팀 동시 접속자 수도 출시 당시 평균 3만 4831명에서 1만 1740명으로 하락세인 만큼 유저들의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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