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방독면 쓴 학생…"아동 참여 보장하라"

서진석 기자 2024. 4. 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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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폭염과 폭우 등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하겠다며 나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지금 같은 기후 재난이 이어진다면, 미래교실엔 방독면과 세숫대야까지 등장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는데요. 


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중구의 한 거리.


책상에 앉은 학생이 방독면을 쓰고 있습니다.


옆자리 학생은 선풍기도 모자라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습니다. 


필기를 하면서 우산을 쥐고, 교복 위엔 우비를 걸친 모습도 보입니다.


기후위기를 방치한다면 앞으로 학교 교실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미래 세대들이 직접 연출한 겁니다.


"기후위기는 지구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아갈 아동의 현재와 미래, 모두를 위협합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 소속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Earthemble, Earth+Assemble)은 지난해부터 이 같은 기후위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참여 학생들은 일상에서 유연하게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이 되거나,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와 에코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윤나 고3 학생 /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경기 덕소고) 

"아무래도 환경 문제의 아동은 당사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너무 적고 기회도 아직 제한적이라고 생각해서, 아동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지역에서 버려질 수 있는 농산물을 활용해 간편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비영리 법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역 농업인을 살리고, 국제적으로 위협받는 식량 안보 문제도 해결하려는 노력인데, 수익은 요양원 등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탁우현 고3 학생 / 세이브더칠드런 어셈블 (경기 용인외고)

"(식량) 자급률이 최근에는 20%대까지 떨어진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거나 자원전쟁이 심화되다 보면 결국 우리 밥상이 위협받고 우리가 직접 먹는 먹거리가 위협받는 실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식량 안보 문제에 조금 더 경각심을 가지고…."


하지만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실천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10대 아동 청소년 900명을 설문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정규 교육과정에서, 기후위기 교육을 10시간도 받지 않은 학생은 95%로 조사됐습니다.


지금 공교육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후위기 교육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약 60%였습니다.


실제, 아동의 70%가 기후위기가 아동의 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인터뷰: 박영의 팀장 /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인식개선팀

"기후위기를 다루는 교과를 살펴봤을 때 도덕이나 사회, 보건 등으로 좀 제한적이었고 각 교과별로 성취 기준이 나오는데 관련된 성취 기준의 수도 많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기후위기로 학업을 중단하는 전 세계 아동이 3천7백만 명에 이를 정도로 기후 재난은 학생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0년 가까이는 살아갈 미래 세대들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동의 365일이 재난"이라며 사회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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