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친명계 '이재명 연임론' 띄우기에 제동 "도움 안 되는 이슈"
더불어민주당에서 연일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친(親)문재인계 윤건영 의원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우리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의원은 18일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연임론)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께서 선거 과정에서 하신 말씀이 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라는 뜻을 표하셨다"라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은 "지금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국민께서 내준 숙제를 제대로 해야 할 때"라면서 "당의 리더십에 관한 문제는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될 문제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최근 당내 친명계 인사들이 연달아 이 대표 연임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윤 의원은 다른 목소리를 낸 셈이다. 친명계 좌장격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이 지난 16일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에서 나쁜 카드는 아니"라고 밝히며 이 대표 연임론에 불을 붙이자, 김태년 의원‧추미애 전 대표‧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줄줄이 이 대표 연임에 찬성하는 입장을 냈다.
윤 의원은 한편 당내 강성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출당 요구가 이어지는 데 대해선 "그렇게 되는 순간 정치가 배타적이 되는 것"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큰 과제로 모두의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민주당의 대여 투쟁 또는 정부를 대상으로 한 강경 투쟁들은 당연히 민생과 관련해서 집중을 해야 한다"며 "개혁 과제와 민생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민주당은 올인을 해야 되는 그런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친문 진영의 새 구심점이 되는 거 아닌가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선 "말 만들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며 "친문이라는 게 지금 크게 존재하는 게 아니지 않나. 지금 상황에서는"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조국 대표님은 조국혁신당의 대표이다. 민주당 대표가 아니"라며 "그래서 그렇게 연결하는 것은 좀 과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최근 여권발(發)로 친문진영 실세였던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박영선 전 의원 등용설이 나오는 데 대해 "(대통령실이) 초짜 아마추어거나 아니면 실제로 성사시킬 목적이라기보다 정치적으로 다른 의도를 숨긴 일종의 장난"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를 원하는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있다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며 "순서가 완전히 잘못되었고 야당과의 대화·협치를 통한 국정 운영을 하고 싶다면 이렇게 간보기 작전을 펼쳐서 되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협치를 원한다면) 정식으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당 대표들과 마주앉아 협치 선언을 하는 게 우선"이라며 "해야 할 일들은 다 외면하고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듯 사람 이름 흘리는 것은 여전히 윤 대통령이 협치할 생각이 전혀 없거나 일을 못하는 아마추어이거나 둘 중에 하나"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장제원 대통령 비서실장 유력설'에 대해선 "말씀을 좀 과하게 드리면 (윤석열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듯하다"며 "누가 보더라도 장제원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실세이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만약에 정말 민심의 무서움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면 꿈에서라도 생각할 수 없는 선택지가 저는 '장제원 비서실장 카드'라고 생각한다"며 "친윤 중에 친윤인데 그런 분을 다시 앉힌다는 것은 소위 '못 먹어도 고(go)'라는 의미", "이번 총선 결과를 패배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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