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은 망했다? 분담금 폭탄에 공사 중단 [뉴스in뉴스]

임승창 2024. 4. 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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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재건축 현장이 혼돈에 휩싸여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공사비까지 치솟으면서 조합과 건설사 간, 또 조합 내부에서도 갈등이 커진 상황입니다.

공사가 중단되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 한 곳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으로 돈 버는 시대는 이제 끝난 걸까요?

임승창 해설위원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자 위원님 어서 오십시오.

보통 재건축 하면 내 돈 안 들이고도 뭐 큰 집, 새집 생기는 약간 마법 같은 그런 느낌 아니었나요?

[기자]

그렇죠.

사실 재건축하면 부동산과 관련된 모든 욕망이 응축되어 있는 그런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조합원들은 헌집 주고 새집 받고, 그다음에 나중에 다 지어지고 시세 차액이 생기면 부동산 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는 그 시세 차익까지 챙기고, 현금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그걸 노리고 이제 투자자들은 비싼 값에 헌 집을 사고, 건설사들은 대규모 공사를 하니까 이익이 나서 좋고.

이런 것들이 다 응축되어 있었는데 그게 좀 바뀌어야 되는 변곡점이 온 거 아니냐 이런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제가 최근에 어떤 기사에 댓글을 보니까 이제는 헌 집 주고 새집 주는 거는 두꺼비밖에 없다.

그런 어떤 재건축 시대는 이제 끝났다.

뭐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 거예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익성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더 이상 헌 집줄테니 새집을 다오.

이걸 얘기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돼 버리는 이런 상황이 왔다 이런 얘기입니다.

[앵커]

원래 재건축이라는 거는 공짜 재건축을 넘어서서 환급도 받으니까 돈이 들어오는 구조였잖아요?

근데 이제는 내가 내 돈 내야 될 일이 더 많아졌다, 그러니까 추가 분담금.

그 말씀하시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재건축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예를 들어서 제가 2백 제곱미터 땅에 백 제곱미터 짜리 집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이 집이 너무 낡았단 말이죠?

다 쓰러질 지경이 돼서 이걸 새로 짓고 싶은데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럼 어떻게 할까?

그러면 이 백 제곱미터 짜리 건물을 3층으로 올리는 거죠.

그래서 대지 지분의 3분의 2.

그리고 1층은 내가 살고 2, 3층은 다른 사람한테 팔고.

그래서 그 돈으로 공사비를 대서 내 돈을 안 들이는 이런 구조가 재건축의 구조거든요.

[앵커]

그게 보통 일반 분양 수익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죠.

2, 3층은 일반 분양으로 보시면 돼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층수를 높여서 지어도 공사비나 그동안 들어가는 금융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런 상황이 된 겁니다.

[앵커]

공사비가 늘어났다라는 건 요즘 워낙 재건축을 이렇게 고급화로 가니까 또 원자재도 높아지고, 그리고 최근에 이자가 오르면서 이 금융비용이 폭증했잖아요.

그런 이유를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늘어난 추가 분담금이 대체 얼마길래 재건축을 중단하는 그런 상황까지 가는 겁니까?

[기자]

서울 송파에 재건축 중인 한 현장을 예로 들어서 설명을 드릴게요.

2017년에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2018년에 착공했거든요.

그때만 해도 가구당 한 7천에서 8천만 원 정도를 환급받을 수 있는 이런 조건이었는데, 이제 새집을 얻으면서 돈까지 받을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5억 원의 분담금을 내야 할 이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앵커]

갑자기 5억 원을 어떻게 감당합니까?

만약에 이거 못 내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기자]

일단은 어떻게 해서든 은행에서 빌려서라도 내야겠죠.

그리고 그걸 갚아야 되는데, 예를 들어서 갚을 상황이 안 된다 하면 집이 준공된 이후에 그 집을 팔아서 은행 빚을 갚고 본인은 그 집에 못 들어가는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는 거죠.

[앵커]

근데 방금 말씀하신 그 사례는 송파잖아요?

송파면 입지 면에서나 뭐 사업성 면에서나 얼마든지 일반 분양 수익으로 공사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는 겁니까?

[기자]

네, 현실적으로 그게 어려운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러니까 착공될 때만 해도 공사비 가 3.3 제곱미터에 5백만 원대 초반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협의 중이긴 하지만 그동안 자재비, 인건비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건설사에서 요구하는 공사비가 3.3 제곱미터에 8백만 원대를 넘었어요.

어림짐작으로도 공사비가 60% 정도 오른 걸 알 수 있죠.

이렇게 공사비가 급증하다 보니까 조합원들이 내야 될 분담금도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분담금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재건축 공사 현장이 전국에 여러 곳이 있거든요.

이렇다 보니까 건설사들이 이제 새로 재건축 수주를 하지 않겠다.

이런 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위원님,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워낙 안 좋고 금리가 높고 하니까 그렇지 이 상황이 바뀌면 재건축 시장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드리는 질문은 이게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있겠냐 라는 거죠.

[기자]

사실은 전제 조건이 딱 두 가지인데요.

공사비하고 부동산값이 계속 오를 것이냐, 이 두 가지를 봐야 되는데 공사비가 지금보다 급격히 떨어지기는 힘든 상황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부동산 가격이 계속 꾸준히 과거에 올랐던 것처럼 오를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거든요.

[앵커]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데 누가 사줄 것이냐 그런 고민이 있죠.

[기자]

그렇죠.

그러니까 내가 집을 팔고 싶어도 누가 이걸 사줘야 되는데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부호들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고려했을 때, 예를 들어서 정부가 파격적으로 혜택을 주지 않는 이상은 재건축 공사 현장에요.

그렇지 않은 이상은 이 지금의 구조가 바뀌기는 힘든 상황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위원님,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건축은 더 이상 답이 없어 보이긴 하는데 왜 정부와 서울시는 계속 뭐 재건축 규제 풀어주면서 오히려 더 환상을 심어 주려고 하는 걸까요?

오히려 자산 청산의 길로 이끄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일단은 가장 기본적으로 정부와 여당이나 건설 업계에서 재건축 규제에 대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게 개인의 재산을 어떻게 보면은 증식시키는 측면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재건축 대상 단지의 대부분이 전국 주요 도시의 도심지, 핵심 지역에 있거든요.

그렇다 보면 도심에는 더 이상 새로운 집을 짓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이미 과밀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면 재건축 단지들이 재건축을 하면서 용적률을 높여 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혜택을 줘서 그러면 그런 혜택을 줄 테니까 새집으로 지어라.

대신 새로 지어지는 집의 일부분은 일반 분양으로 해서, 아니면 임대 주택으로 해서 기존의 도심에 공급을 늘리는 역할을 좀 해라, 이유가 가장 크거든요.

그러니까 도심의 주택 공급이라는 그 중요한 풀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정부에서도 계속 재건축 규제를 풀어서 좀 공급에 도움을 주겠다, 이런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세요.

왜 재건축 하면서 꼭 공짜로 새집을 얻으려고 하냐, 그 인식부터 바뀌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는데, 위원님 마지막으로 그러면 앞으로 이 재건축 패러다임.

어떻게 좀 전환이 돼야 된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이 재건축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어떤 좀 대책으로 가야 할지 짧게 좀 부탁드릴게요.

[기자]

일단 투자는 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그건 개인들이 판단하시면 될 것 같고요.

재건축 시장 같은 경우에는 지금 재건축이 끝난 단지들을 보면 뭐 스카이 라운지에 폭포에 뭐 시설들이 엄청 잘 돼 있잖아요?

사실은 그게 다 공사비하고 직결되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공사비가 워낙 높아졌고 금리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더 경제적인 재건축, 그러니까 꼭 필요한 시설.

재건축의 취지에 맞게 헌 집을 새집으로 바꿔서 내가 살 수 있는 정주 여건을 좀 좋아지게 하는 이런 기본적인 취지에 부합하는 재건축으로 좀 바꿔야 되지 않을까.

이게 건설업계, 건설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얘기입니다.

[앵커]

임승창 해설위원과 재건축 시장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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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창 기자 (sc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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