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비대위에 혁신적 인사 전진배치”

최지영 기자 2024. 4. 18. 11: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尹의원 ‘보수 재건 세미나’ 개최
“與, 정권심판 맞설 비전 없어
‘총선백서’만들고 자기반성을”
“수도권·중도층 민심 읽으려면
‘쓴소리’할수있는 인물 나와야”
“黨이 주도하는 당정관계 필요”
일각에선 차기 당대표 거론도
당선자 총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야권의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뛰어넘어 ‘비전’을 제시하는 총선 전략 자체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4·10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해 5선에 성공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여권 일각에서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힌다. 윤 의원은 “야당이 윤 정부 심판론을 이야기할 때 우리 당은 야당심판론, ‘이·조심판론(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상대하는 전략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며 “집권 여당은 민생 정책과 공약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정부심판론이 압도적이었던 탓에 후보들의 개인 경쟁력이나 정책과 공약이 부각되지 못한 선거였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50.4%(5만8730표)를 얻어 남영희(49.6%·5만7705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25표 차로 꺾으며 여당 험지로 분류되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연속으로 5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제시해온 윤 의원은 “수도권에서 민심 이반이 드러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참패를 당했으면 그때부터 민심을 제대로 읽었어야 했지만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선거를 승리로 이끌 인물을 배치하고 메시지, 공약을 만드는 총선 전략을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당 지도부를 비롯해 수도권 의원, 후보들도 수도권 위기론을 부인하는 분위기에 당황했다”며 “예견된 참패였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이후 당 수습 방안으로 ‘실무형(관리형) 비대위’를 거쳐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혁신형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선거 패배의 원인, 과정을 진단하는 ‘총선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열망을 갖고 윤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이 왜 2년 만에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당원들을 비롯한 국민들을 향한 철저한 사죄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며 “여권의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더 많은 지지자가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비대위 인선과 관련해 “지난 2년간 당 지도부 구성원이 대구·경북(TK) 등 영남권 인사들에 집중돼 있다 보니 수도권, 중도층의 민심을 제대로 읽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당을 향해 가감 없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전진 배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어 “새로 구성될 비대위에서는 지도부 운영 방식, 당원 투표 100%로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룰 개정 등 당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 패배 이후 당정관계 재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윤 의원은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국민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는 민심과 가까운 당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이슈 중 하나로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언급했다. 윤 의원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서 대화하고 중재하며 적극적으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당보다 대통령실과 정부의 존재감이 더 커지면서 갈등의 실마리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이 총선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진정한 보수 정당으로 다시 우뚝 서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보수 진영이 추구하는 ‘점진적 개혁’을 추진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끄는 세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집권 여당으로서 노동, 연금, 교육 등 윤 정부의 3대 개혁 과제를 완수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개최하고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김재섭(서울 도봉갑) 등 수도권 당선인들을 초청해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한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