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까지 싹쓸어갔나...국민 반찬 `김`이 `귀한 몸` 됐다

박양수 2024. 4. 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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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김 제품 점유율 상위 3곳 10∼20% 올려
대기업 동원F&B·CJ제일제당도 인상 고심
김밥 가격에 영향 있을 수도
해수부 "김밥에 김 원가 비중 크지 않아"
식품매장에 진열된 조미김. [연합뉴스]

어른과 아이 가리지 않고 전 국민이 밥반찬으로 즐겨 먹는 김 가격이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다. 김 원초 가격의 급등에 따른 것이다.

조미김 시장 점유율 5위 내 중견업체 3곳이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동원F&B 등 종합식품업체까지 조만간 인상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조미김 전문업체 광천김과 성경식품, 대천김이 이달 들어 김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의 조미김 시장 점유율은 각각 2위와 3위, 5위로 추산된다.

성경식품은 지난 1일 슈퍼마켓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 김 제품 가격을 평균 10%가량 올렸다. 다음달에는 대형마트와 쿠팡 등 온라인에서도 가격을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지도표 성경김'이란 브랜드로 잘 알려진 이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10%를 웃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장 소매점과 슈퍼마켓, 규모가 작은 마트는 총판에서 납품하기에 이번 달부터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면서 "대형마트, 온라인몰과는 협상 중인데 5월 초에 인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초 가격이 1년 전보다 50% 이상 올라 가격 인상이 필수적이었다"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원초 가격 급등은 수출 수요가 갑자기 늘어 국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원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주로 재배한다. 일본과 중국의 작황 부진에 따라 한국산 마른김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도 치솟았다.

광천김은 지난 1일 대부분 품목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일부 품목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광천김 측도 원초 가격 급등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초반에 원초 120㎏ 한 망이 7만원이었는데 최근 5배인 35만원까지 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가 많아서 그렇다. 중국 바이어가 와서 입도선매하고 일본도 우리나라 것을 사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초 가격이 안정되는지 봐야 한다"고 말해,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대천김은 지난달 김가루 등 제품 가격을 약 20% 올렸다. 해농은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잇따라 공지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도 김자반볶음 제품 가격을 8∼9% 인상한다고 알렸다.

동원F&B와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은 아직 가격 인상에 신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 부담이 커지면 결국 대기업도 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 인상을 늦춰달라고 압박해 기업들이 눈치를 많이 보는 상황"이라면서 "더 버텨보겠지만 사업 부서에서는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월 물김 산지 위판가격은 작년이나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당 2558원으로 작년 동월(951원)보다 169% 뛰었으며 전월(1745원)보다도 47% 올랐다.

수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재고가 평년보다 적어 재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중도매인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게 수산업관측센터의 분석이다.

마른김 도매가격도 전월과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3월 김밥용 김 도매가격은 속(100장)당 9893원으로 전월보다 34%, 작년 동월보다 28% 높았다. 특히 재래김은 작년보다 96% 올랐다.

수산업관측센터는 "이달 김밥용 김 도매가격이 작년 대비 70% 이상 높은 속당 9600원 수준일 것"이라며 "도매가격이 다음 달 이후에도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가격은 김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양수산부는 김밥용 김 1장의 소비자가격은 100원 남짓한 수준이라 김밥 1줄 가격(3000∼5000원 수준)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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