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 받다 성악·연주가 꿈 이뤄… 마법같은 일”

김지은 기자 2024. 4. 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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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음악가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적은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2회 하트하트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주희(20·강남대 음악학과 3학년) 씨는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이 17일 재단 리사이틀홀에서 개최한 콩쿠르 결선에서 성악 부문의 김주희 씨와 피아노 부문의 김경석(21·서울대 음악학과 2학년) 씨가 나란히 대상을 차지했다.

대상 영예를 안은 김주희 씨는 음악치료를 통해 성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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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인 ‘하트하트음악콩쿠르’ 대상 김경석·김주희 씨
김주희 “음악, 삶 일으키는 힘
언젠가 나만의 독주회 할 것”
김경석 “3번 도전끝 서울대에
고난도 곡 연주할 수 있게 연습”
17일 하트-하트재단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제2회 하트하트음악콩쿠르’ 결선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경석(맨 왼쪽)·김주희(오른쪽) 씨가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트-하트재단 제공

“발달장애인 음악가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적은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2회 하트하트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주희(20·강남대 음악학과 3학년) 씨는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하트-하트재단이 17일 재단 리사이틀홀에서 개최한 콩쿠르 결선에서 성악 부문의 김주희 씨와 피아노 부문의 김경석(21·서울대 음악학과 2학년) 씨가 나란히 대상을 차지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국내 최초의 음악 콩쿠르인 이번 대회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피아노, 관·타악, 현악, 성악 4개 부문에 113명이 참여했고, 예선을 거쳐 74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중 8명이 결선에 올라 이날 경연을 펼쳤다.

대상 영예를 안은 김주희 씨는 음악치료를 통해 성악을 시작했다. 언어발달이 늦어 말은 하지 못했으나 신기하게도 노래는 곧잘 따라서 했다. 음정, 박자를 잘 맞추고 가사를 잘 외우는 것을 보고 치료사가 성악 전공을 제안했고, 노력한 끝에 대학에 진학했다. “음악은 아무것도 아닌 나를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을 즐겁게도, 울게도, 감동하게도 할 수 있는 마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현재 삼출성 중이염을 앓고 있어 해마다 공기와 물을 빼는 시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속에 있는 것처럼 먹먹하게 들리는 상태로 예전보다 음정을 잘 잡기 어려워 때로는 절망에 빠질 때도 있지만, 노래가 제 인생의 모든 것이기에 성악에 대한 열정은 포기할 수 없어요.” 언젠가 자신의 이름을 건 독주회를 여는 것이 그의 꿈이다.

또 다른 대상 수상자인 김경석 씨는 엄청난 노력파다. “평일에 대학 수업이 끝나면 밤늦게까지, 주말에도 7시간 이상 연습한 덕분에 떨지 않고 콩쿠르에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6세 때 처음 피아노를 접했다. 오로지 왼손만 사용하는 아들이 양손을 다 사용할 수 있게 치료의 목적으로 그의 부모가 피아노를 배우게 했던 것. 일상에서는 여전히 왼손만 사용하다 보니 연주를 할 때 자꾸만 왼손 반주 소리가 커져 고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대학에서 더 공부하고자 입시 준비에 힘을 쏟았지만, 발달장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3번의 도전 끝에 서울대에 합격했다. “난도가 높은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해나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 전문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지지와 응원만큼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으로 아름답고 자신감 있게 살아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날 대상을 포함한 금상, 은상, 동상 등 총 24명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오지철 하트-하트재단 회장은 “하트하트음악콩쿠르가 발달장애인 연주자에게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인식 개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하트-하트재단은 가난·장애·질병으로 소외된 아동과 가족을 돕기 위해 1988년 설립됐다. 재단에서 2006년 발달장애인 단원들로 창단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의 공연 등 국내외에서 1000회가 넘는 연주 활동을 하며 크게 인정받고 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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