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단맛이 쓴맛 줄이는 이유 찾았다

이병구 기자 2024. 4. 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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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강한 단맛을 맛보면 쓴맛 등 다른 미각이 함께 영향을 받아 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각신경세포와 주변 환경의 활성이 조절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뇌연구원은 강경진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 책임연구원팀이 초파리 미각신경세포와 이를 둘러싸고 상호작용하는 미세환경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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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강한 단맛은 쓴맛 등 다른 미각을 둔화시킬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강한 단맛을 맛보면 쓴맛 등 다른 미각이 함께 영향을 받아 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미각신경세포와 주변 환경의 활성이 조절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뇌연구원은 강경진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 책임연구원팀이 초파리 미각신경세포와 이를 둘러싸고 상호작용하는 미세환경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신경세포를 둘러싼 미세환경은 신경세포의 활성 조절에 중요하다. 신경세포와 미세환경이 서로 어떻게 항상성을 유지하고 활성을 조절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초파리 동물모델을 활용해 미각신경세포와 주변 미세환경의 상호작용 원리를 살폈다.

초파리는 잘 익어 단맛이 강한 과일에 주로 알을 낳고 산다. 강한 단맛에 계속 노출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초파리가 강한 단맛을 맛볼 때 단맛 미각신경세포가 활성화되어 세포 주변의 전기적 환경인 '상피전위(TEP)'를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상피전위는 미각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미세환경 중 하나로 상피전위의 전위차가 유지되어야 신경세포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강한 단맛 자극으로 신경세포 주변의 상피전위가 떨어지면 이를 공유한 쓴맛 등 다른 종류의 미각신경세포도 같이 영향을 받아 둔감해지거나 심한 경우 무력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단맛에 오랜 시간 노출된 초파리가 쓴맛을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야생 초파리는 단맛신경세포 내 이온통로의 한 종류인 ‘과분극 활성화 고리형 뉴클레오티드 개폐통로(HCN)’가 발현된다. HCN은 단맛신경세포의 과다한 활성을 줄여 주변 상피전위의 변화를 최소화해 상피전위를 공유하는 이웃 쓴맛신경세포가 쓴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연구팀은 섭식 행동실험을 통해 초파리가 단맛에 오래 노출됐을 때 HCN이 발현돼 쓴맛을 느낄 수 있는 야생 초파리들이 쓴맛을 피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HCN이 없는 변이 초파리는 쓴맛을 피하지 않았다.

강경진 책임연구원은 "사람이 속한 포유류에서 HCN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발현되어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며 "반복, 지속 자극에 대해 감각기관이 항상성을 보존하는 원리에 대해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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