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그런 것도 만드세요?

2024. 4. 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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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가 돈만 만드는 곳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

과거 공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화폐와 신분증 제조 등 기본사업은 23년 기준으로 화폐 24%, 신분증 24% 등 전체매출의 50% 남짓이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이어서 금년에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내년이면 전체 신분증에 대한 모바일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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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폐공사가 돈만 만드는 곳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다르다. 공사는 돈 뿐만 아니라 신분증과 훈장 등을 기본사업으로 하고, 관련 기술을 활용하여 세부적으로 700여종의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제품들을 만들고 있을까? 그 이유는 공사가 그동안 화폐 수요 감소에 대응하여 새로운 사업들을 찾아왔기 때문이다. 과거 공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화폐와 신분증 제조 등 기본사업은 23년 기준으로 화폐 24%, 신분증 24% 등 전체매출의 50% 남짓이다. 나머지 절반은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다.

공사는 공사가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에서 신사업의 길을 찾았다. 먼저, 화폐와 신분증 제조에 사용되는 위.변조방지 기술의 활용이다. 5만원권 한장을 발행하는 데 적용되는 보안기술만 해도 22가지에 이른다. 이러한 위.변조 방지 기술을 활용하여 특히 짝퉁과 원산지 부정이 많은 의류, 화장품, 농산물 등의 브랜드 보호 라벨 사업을 확장 중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분야에서도 위변조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ICT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에 이어서 금년에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진행 중이며, 내년이면 전체 신분증에 대한 모바일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을 디지털 플랫폼인 ‘착(chak)’을 통해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전통시장을 지원하는 온누리상품권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러한 경쟁력 있는 ICT 역량을 바탕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둘째, 주화와 훈장 제조과정에서 축적된 압인기술의 활용이다. 기념주화와 함께 K-컬쳐,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을 주제로 한 기념메달을 제조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손흥민 선수와 BTS 멤버들의 기념 메달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작한 ‘영남알프스 등반기념’ 메달이 산악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금 제품은 함량 미달 등으로 품질보증이 중요한 점을 고려하여, 공사가 책임지는 순도 높은 골드바까지 생산하고 있다. 또한 공사는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예술형 주화(국가 상징물을 주제로 금·은 등 귀금속을 소재로 사용해 발행하는 법정화폐)도입을 준비 중인데,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은 공사의 문화기업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 경쟁력 있는 제품의 수출이다. 현재 공사가 생산하고 있는 면펄프, 특수잉크, 안료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디지털신분증(DID) 수출 사업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즉, 공사는 현금없는 사회에 대응하여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통 제조기업에서 ICT기업, 문화기업 및 수출기업으로의 사업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존 시장에서 민간기업과 경쟁하기보다는 자체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세계적인 조폐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러한 조폐공사의 비즈니스 전략은 최근 타 공공기관들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사의 변신은 계속될 것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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