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1주에 한 번씩 피멍이 들었다…최정의 또 다른 대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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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공인구의 무게는 143g 내외에 불과하지만, 시속 140㎞가 넘는 속도로 던지면 흉기로 변한다.
프로야구 타자들은 투수가 던진 공에 맞을 지 모른다는 극한의 두려움을 안고 타석에 선다.
공에 맞는 아픔을 지난 20년 동안 1주에 한 번꼴로 경험한 선수가 있다.
20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꼴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으면서도 최정은 일어나고 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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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공인구의 무게는 143g 내외에 불과하지만, 시속 140㎞가 넘는 속도로 던지면 흉기로 변한다.
투구에 맞는 타자는 수 톤에 달하는 충격을 받고 몸을 다친다.
피멍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도 예사다.
공에 맞아 사망하는 일도 있다.
192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 레이 채프먼은 뉴욕 양키스 칼 메이스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고 세상을 떠났다.
프로야구 타자들은 투수가 던진 공에 맞을 지 모른다는 극한의 두려움을 안고 타석에 선다.
프로야구 선수는 고통, 공포와 싸우는 직업이다.
공에 맞는 아픔을 지난 20년 동안 1주에 한 번꼴로 경험한 선수가 있다.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을 눈앞에 둔 SSG 랜더스의 간판타자 최정(37)이다.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한 최정은 유독 많은 사구를 기록했다.
2005년 2개의 사구를 시작으로 매년 20번 안팎으로 몸에 맞는 공에 시달렸다.
최정의 사구 기록은 독보적이다.
17일까지 통산 2천184경기에서 330번 투구에 몸을 맞았다. 6.6 경기 당 한 번꼴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것이다.
그의 기록은 KBO리그를 넘어 세계 주요 프로리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MLB의 최다 사구 기록은 휴이 제닝스의 287개이고, 일본프로야구에선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세운 196개가 최다다.
최정은 일찌감치 일본, 미국 기록을 뛰어넘었다.
최정이 사구를 많이 기록하는 이유는 특유의 타격폼 때문이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홈 베이스에 붙어서 스윙하는 최적의 타격폼을 완성했다.
최정은 이 타격폼으로 리그 최고의 타자로 올라섰으나 문제도 있었다.
베이스에 붙어서 타격하는 바람에 몸쪽 공을 피하기가 어려웠다.
최정은 부상 위험과 사구를 줄이려고 타격폼 수정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밸런스 문제로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몸에 맞는 공을 감수하며 타격에 나서고 있다.
20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꼴로 투수가 던진 공에 맞으면서도 최정은 일어나고 또 일어났다.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고 투수와 맞서 싸웠다.
최정이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세운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타이기록(467개)은 공에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세운 성과라 더욱 의미 있다.
공교롭게도 최정은 KBO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에 도전한 17일 첫 타석에서 사구로 쓰러졌다.
최정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 0-2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윌리엄 크로우가 던진 공에 맞았다.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에 왼쪽 옆구리를 정통으로 맞고 쓰러졌다.
정밀 검진 결과는 갈비뼈 미세 골절. 약 한 달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구로 홈런 신기록 도전은 잠시 중단됐다.
그러나 최정은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330사구 고지를 밟았다. 홈런 기록만큼 값지고 의미 있는 도전의 흔적이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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