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디션만 봐도, 도파민"…윤상현, 신인배우의 준비

김소정 2024. 4. 18. 09: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ispatch=김소정기자]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윤상현은 실패가 즐겁다. 오디션에 떨어져도 툭툭 털어낸다. 무던한 성격 탓도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생각 때문.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공백기가 찾아오자, 곧장 캠퍼스로 복학했다. 나태지옥에 빠질 수 없었다.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었다. 수업, 오디션 준비, 연기 공부, 모니터링. 퀘스트 깨듯, 충실히 일과를 수행 중이다.

2002년생, 데뷔 3년차. 작품 2개를 끝낸, 신인배우 윤상현을 만났다. 그가 툭 하고 내려놓은 크로스백에는 노트와 강의 교재로 가득했다. 

◆ 자연스럽게 빠지다

윤상현은 어릴 때부터 눈에 확 튀었다. 큰 키에 화려한 이목구비 덕분이다. '연예인 해봐라'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그도 '내가 TV에 나오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은 있었다. 

행동으로 옮겨진 건, 부모님의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동네를 걷다가 새로 생긴 연기학원을 발견했다. 부모님이 먼저 '한 번 다녀 볼래?'라고 권유했다. 

"어려서부터 몸 쓰는 걸 잘했어요. 연기학원에서는 온몸으로 표현하는 활동들이 많으니, 제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저를 가장 잘 아는 분들이 추천한 거니 거부감은 없었고요."

시간이 흘러 고3. 자연스럽게 연기 입시를 공부하고 있었다. 목표가 생겼으니, 치열하게 준비했다. 2곳에 합격했고, 동국대를 선택했다. 

"신입생의 패기로 열심히 배워보자는 마음뿐이었어요. 그런데 다니면서 도파민이 돌더라고요. 진짜 배우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어요."

◆ 10번의 오디션, 달콤한 합격

윤상현의 데뷔작은 tvN '슈룹'(2022). 같은 소속사의 대선배인 김혜수의 셋째아들 '무안대군' 역이었다. 혹자는 소속사 끼워넣기의 수혜자가 아니냐고 의심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달랐다. 윤상현은 이 역을 따내기 위해, 장장 10번의 오디션을 봤다. 2021년, 5번의 오디션 후 최종 탈락했다. 부족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오디션을 이렇게 많이 보는 줄 몰랐어요. 이때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외출도 못했거든요. 꽤 많이 우울하고 절망했죠."

그러던 어느 날, '공석'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기쁨도 잠시, 초조함이 앞섰다. 잠도 제대로 못잤다. 그럴 때면 한강 벤치를 찾아갔다. 어떤 날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 대본을 외웠다.

물론 이번에도 순탄치 않았다. 카메라 테스트까지 총 5번을 거친 뒤, 힘겹게 최종합격을 따냈다. '슈룹'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윤상현은 현장파였다. '슛' 소리에 정신이 번쩍, 빛을 발했다. 주변의 칭찬은 윤상현을 춤 추게 했다. 사고뭉치지만 능청 연기로 무안대군을 호감 캐릭터로 만들었다. 

◆ 다음은, 닥터슬럼프

JTBC '닥터 슬럼프'는 조금 수월했다. 오디션 현장에서 대본을 받고 '아싸'를 외쳤다. 현 상황이 그와 딱 맞아 떨어졌다. 단 1번으로, 감독도 '합격'을 통보했다. 

"대본을 읽는데, 남바다와 제가 닮은 점이 너무 많더라고요. 가족이 부산에서 상경한 점, 친누나가 전교에서 1~2등을 한 것까지요."

부모 역할을 맡은 장혜진, 현봉식도 하필 부산 출신이라, 실제로 현장에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대본도 '부산 사투리'로 전면 수정됐고, 그렇게 찐가족 케미를 완성했다. 

촬영을 끝내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족한 점, 잘한 점, 개선할 점을 꼼꼼히 정리했다. 배우라는 직업도 다시 생각했다. 

"제게 이 직업이 맞다고 결론 내렸어요.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일이 분명해요. 슛 사인이 들어가고 연기를 시작했을 때 살아있는 느낌을 받아요."

◆ 기회는 온다 

윤상현의 롤모델은 최우식과 김혜수다. 최우식은 배우를 시작하며 인터뷰에서 여러번 언급했다. 김혜수는 '슈룹'을 함께 하며 존경하게 됐다. 

"최우식 선배님 연기는 보는 사람이 너무 편해요. 어떤 역할도 다 잘 어울리시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혜수 선배님은 현장에서 감탄했어요. 스태프부터 배우까지 모든 사람들을 알뜰히 챙기세요. 많이 배웠어요."

두 작품을 마친 윤상현은 곧바로 복학했다. 시간이 아깝단다. 촬영으로 놓친 학기를 채우는 중이다. 오디션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탈락'은 쿨하게 잊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제게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설레요. 하루하루를 퀘스트 깨듯 알차게 살고 있어요.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죠."

지금 그를 가장 설레게 하는 건 무엇일까. "오디션 보라는 연락이다. 얼른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 순간이 기다려진다"고 설레어했다. 

<사진제공=호우앤유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