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대세는 트럼프 아니었어? 4년 전과 비교하니 '뜻밖의 반전'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4. 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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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D.C.] 유혜영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교수


미국 대선을 7개월 앞둔 시점, 현재 바이든-트럼프 두 후보의 지지율과 판세는 어떻게 될까요? 두 후보에게 각각 날개를 달아줄 기회, 그리고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SBS의 워싱턴 특파원이 묻고 미국 정치 전문가가 해설하는 〈여기는 D.C.〉에서 미국 프린스턴대 유혜영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여론조사는 지금부터…눈여겨 볼 것들

Q. 미국 민주당, 공화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미국 여론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지고 있으신가요?

A. 후보가 결정되기 전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부분의 경합주에서 앞서는 걸로 많이 나왔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조금씩 따라잡고 있는 그런 뉴스들이 나오는데... 경선하는 동안은 아무래도 공화당 같은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들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니키 헤일리라든지 드샌티스 같은 경쟁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뉴스에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그동안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이런 것들이 여론에 많이 반영이 됐지만 이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캠페인 모드에 들어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좀 적극적으로 캠페인을 하고 그게 보도가 되고 그러면서 여론조사에 반영이 된 것도 있고요.

두 번째로 경제 지표들도 보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좀 유리한 상황인 것 같아요. 지난 3월에 미국에서 일자리가 몇 개나 창출이 되었는지 뉴스가 나왔는데 30만 개가 넘었더라고요. 임금도 상승하고 있고 이런 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좀 따라잡고 있는 것 같고 후보가 결정이 된 다음에 지금부터 나오는 여론조사를 우리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론조사가 중요하긴 한데, 선거인단 제도가 있잖아요. 6~7개 경합주에서 누가 더 많이 받을지는 불확실성이 큰 부분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합주는 여전히 트럼프? 지지층 지각변동 중

Q.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 조사를 보니까 7곳 가운데 위스콘신만 똑같았고요, 나머지 6곳은 트럼프에게 2에서 5, 6%포인트씩 뒤지고 있었단 말이죠. 아직 경합주의 여론을 바꿀 만한 수준까지는 올라오지 못했다, 이렇게 봐야 될까요?


A. 전통적으로 경합주라고 생각하는 6개 주,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 더해서 노스캐롤라이나도 경합주로 넣었더라고요. 그런데 이 결과를 보시면 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 별로 600명 정도의 유권자들을 여론조사를 했고 오차 범위가 ±4%포인트거든요. 지금 7개의 경합주에서 모든 여론조사 수치가 이 오차 범위 안에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물론 전반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모든 숫자가 오차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큰 의미를 두는 거는 좀 현명하지 않을 것 같고, 여론조사 중에서도 'Likely Voter'라는 표현을 쓰는데, 투표할 의향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격차가 더 좁혀져요. 그래서 바이든에게 조금 더 유리한 방식으로 가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트럼프가 여전히 크게 앞서고 있다거나 그렇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또 NPR과 PBS가 발표한 여론조사가 있는데, 이 여론조사가 굉장히 재미있는 게 뭐냐 하면 2020년에도 바이든과 트럼프가 붙었잖아요. 그래서 2020년 4월에 했던 여론조사와 현재 2024년 4월에 한 여론조사를 비교한 거예요.

미국에서 4년제 대학을, 대학 교육을 받은 그룹에서 바이든 지지가 좀 높긴 했지만 더 올라갔고요.


그다음에 또 재미있는 게 45세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바이든 지지가 2020년에 비해서 올라갔더라고요.


반대로 트럼프는 45세 이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2020년에 비해서 지지가 올라갔고, 무당파 그다음에 백인이 아닌 비백인 유권자 층에서 지지가 증가했는데, 이렇게 놓고 보면 각자 올라간 그룹도 있고 낮아진 그룹도 있긴 한데 바이든 지지가 올라간 층이 투표율이 높거든요.

65세 이상 유권자들은 투표율이 70%가 되고, 18~29세 굉장히 젊은 유권자는 투표율이 40%밖에 안 되거든요. 그리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바이든 캠프 쪽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요.

Q. 공화당이 승리하려면 이 경합주 중에 몇 군데를 가져가야 하는 겁니까?

A. 경합주의 선거인단이 몇 개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죠. 예를 들어서 캘리포니아처럼 선거인단이 50개가 넘는 주 같은 경우는 다른 경합주를 다 줘도 캘리포니아를 가져가면 이기는 건데, 6개 경합주 중에서 적어도 3개 이상을 가져가야 되고, 이 3개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라든지 이렇게 선거인단 수가 큰 주가 포함이 돼야 된다는 거죠.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이스라엘·물가' 영향은?

Q. 바이든에게 국제 정책, 특히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을까요?

A. 골치가 많이 아프겠죠. 그래서 사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기는 민주당, 공화당 정치인들 둘 다 굉장히 힘들거든요. 왜냐하면 이스라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굉장히 높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이익집단도 많고, 근데 한 가지, 제가 늘 인터뷰할 때 말씀드리는 건데, 진짜로 미국이 전쟁에 관여하지 않는 한 외교 문제가 대선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우크라이나나 이스라엘 가자 정세, 국제 정세가 굉장히 혼란한 게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이 혼란 때문에 바이든이 불리하진 않을 것 같아요. 동맹국들과의 관계에서 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훨씬 더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국제 정세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불리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미국의 진보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다라고 했잖아요.


아랍계 미국인들은 대부분 민주당 성향인데 이 아랍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주가 미시간주예요. 근데 미시간주가 하필이면 경합주죠.

트럼프를 외교 문제에서 더 신뢰해서가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가자 문제 해결 방식에 불만을 품은 굉장히 진보적인 민주당 사람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뽑지 않는다거나 아예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서 그래서 경합주에서, 미시간 같은 경합주를 잃게 되면 그게 바이든 대통령의 패배로 이어지는 그런 시나리오는 상상할 수 있겠죠.

Q. 아랍계 사람들이 그래도 실제 투표가 시작되면 당연히 바이든을 찍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실망해서 아예 투표장에 안 나갈 것이다도 있는데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인가요?

A. 민주당에서는 이런 진보적인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굉장히 많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통해서 이 사람들에게 계속 메시지를 내려고 해요. 차선에 투표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예측하기는 어렵긴 하지만 만약에 정말 실망을 하면 투표장에 안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 같고요. 트럼프를 찍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에서 양극화가 너무 심해져서 트럼프 지지자를 바이든으로 바꾼다거나 바이든 지지자를 트럼프 지지자로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한 것 같아요.

Q. 지지가 바뀌지는 않지만 어쨌든 우리 편을 동원하고 결집하는 데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분석인데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 바이든한테 안 좋고 악재라고 하는 것이 물가, 경제의 문제인데, 몇 달 전만 해도 기름값이 3달러, 제일 싼 거가 3달러 초반대 주유소들이 많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거의 3달러 후반대, 4달러대도 많이 등장하고요. 그래서 미국 현지분들은 결국 기름값에 굉장히 민감하다라는 얘기도 있는데, 이 물가 이슈는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까?

A. 네, 굉장히 중요하죠. 사실 물가, 특히 기름값 같은 경우는, 미국은 운전을 많이 하잖아요. 물가 상승률만 보면 좀 안정돼 가고 있긴 한 것 같아요. 인플레이션이 8%, 9%였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3%대 초반 이렇게 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던, 예를 들어서 2019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2%가 안 됐거든요. 그래서 그때에 비하면 여전히 높고 그다음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집값이라든지 물가가 굉장히 많이 오른 상태죠. 그래서 물가 상승률이 좀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유권자들은 여전히 물가가 높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사실 물가 빼고는 바이든 대통령한테 경제 상황이 굉장히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최근에 임금 상승률을 보면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주식 시장도 굉장히 호황이고, 그다음에 미국이 AI라든지 바이오테크라든지 이런 기술 경쟁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굉장히 압도적으로 앞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바이든에게 사실 불리한 상황이 전혀 아니거든요.


문제는 숫자로 보면 굉장히 좋은데 유권자들이 그렇게 인식을 할 것인가, 만약에 유권자들이 이런 인식을 끝까지 선거 때까지 갖지 못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리 수치상으로는 숫자가 좋아도 선거에서는 큰 이득은 보지 못하겠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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