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많은 생각 들게한 `그레이트 코멧`… "누군가에 용기·위로 주고 싶어"

박은희 2024. 4. 18. 09: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피에르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는 하도권(사진)은 "피에르를 표현하기 위해 지내온 고통스러운 시간에 저를 피에르와 동일시한 것 같다"며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배역"이라고 강조했다.

하도권은 "악단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피에르와 확실히 분리돼 있는 걸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액팅을 하고 노래를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있는 그 공간과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하도권. 앤드마크 제공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피에르로 분한 하도권. 쇼노트 제공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피에르로 분한 하도권. 쇼노트 제공
배우 하도권. 앤드마크 제공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피에르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는 하도권(사진)은 "피에르를 표현하기 위해 지내온 고통스러운 시간에 저를 피에르와 동일시한 것 같다"며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배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트 코멧'은 톨스토이의 명작 '전쟁과 평화' 스토리를 기반으로 재창작한 이머시브 뮤지컬이다. 피에르는 부유한 귀족이지만 사회에서 겉돌며 우울과 회의감 속에서 방황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공연 내내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다.

하도권은 "그동안 했던 모든 뮤지컬의 연습 과정과 어떤 노력·땀을 다 합친 것보다 큰 노력을 요했다"며 "아코디언은 피아노와 연주방식이 달라 관객과 만나기 위해 도달해야 하는 수준까지 연습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집 근처 연습실을 하나 임대해 잠을 줄여가며 연습하곤 했다"며 "투자한 시간만큼 실력이 늘지 않아 답답했지만 연습과 레슨을 지속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했다.

피에르는 다른 캐릭터들이 관객에게 말을 걸거나 객석 곳곳에서 관객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할 때 독립된 공간에서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하도권은 "악단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피에르와 확실히 분리돼 있는 걸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액팅을 하고 노래를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있는 그 공간과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오프닝 순간에도 저는 큰 무대 뒤에서 아코디언을 눌러보고 소리를 확인한 뒤 기도를 해요. 무사히 연주를 잘 하고 내 계획과 정서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도한 뒤 무대에 오르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대를 지키는 순간에도 그걸 유지하려고 에너지를 쓰고 있어요."

그는 피에르의 결핍과 외로움이 자신과 맞닿아 있어 정서적으로 힘든 면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피에르의 외로움이 되게 가슴 아파 골방에서 혼자 연습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조금씩 극복해내는 노력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느껴져 벅차오름도 있었고요. '나도 부족하고 힘든 사람이지만 내가 성장함으로 인해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게 톨스토이가 주고자 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어요."

하도권은 "1막에서 무기력한 피에르가 2막에선 나타샤를 바라보며 변화한다"며 "나타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의 감정에서 희망을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피에르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다 이처럼 심플하게 생각하기로 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주저앉고 망가져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 조각난 상태로 끝내지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걸어가야 새로운 삶을 맞이할 수 있다는 위로를 주는 게 제가 표현하고 싶은 피에르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20년 배우 인생을 돌아보니 배우가 전부인 것처럼 쉼 없이 달렸더라고요. 피에르를 연기하면서 느낀 건 '배우는 제 삶 속 한 부분'이라는 거예요. 배우가 아닌 하도권으로서 앞으로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어딘가에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박은희 문화전문기자 ehpar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