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연기탐지·확산경로 예측… ‘불’ 샐 틈 없는 첨단 산불 대응

김창희 기자 2024. 4. 1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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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림청, ICT 활용 산불감시·진화체계 구축
CCTV 딥러닝 통해 조기경보
향후 2년간 전국 40곳에 확대
중요시설엔 ‘원격진화’ 시스템
발화지 지형·기상 등 자료수집
시간대별 확산속도·방향 맞춰
헬기·인력 등 배치 효율 높여
지난해 11월 수도권의 한 사찰 주변에 25m 높이로 설치된 특수소화시설(수막타워)에서 산불 위험 대비 예방살수를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산불 방지 기술이 인공지능(AI) 딥러닝을 활용하는 수준까지 진화하고 있다. 갈수록 연중화·대형화하는 산불에 맞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다양한 과학적 산불감시·진화체계가 속속 구축되면서 산불 대응 체계가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18일 산림청은 AI 딥러닝을 활용해 산불을 조기에 감지하는 산불 사전감시시스템을 비롯, 위험 예보·확산 예측·원격 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화된 산불대응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AI 활용 플랫폼이 인력감시 한계 극복 =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해 올해부터 전국에 확대 설치되고 있는 AI 딥러닝을 통한 산불연기 감지 시스템은 전국에 설치된 1448대의 산불감시 CCTV 영상과 유관기관 CCTV 영상을 분석해 산불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한 뒤,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통보하는 역할을 한다. 산불감시원 등 인력 활용 감시의 한계와 공백을 없애기 위한 일종의 조기경보 수단이다.

산불의 불꽃·연기의 특성적 패턴을 AI가 학습해 가로등 불, 반사광, 연무, 구름, 안개 등과 구분해 인식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서버 1개가 25개 CCTV 영상을 동시에 분석해 산불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해 알려준다. 지난 2020년부터 강릉 등 강원 동해안 지역 10개소에 설치된 뒤 효과가 입증돼 올해부터 2년간 전국 40곳에 확대 설치될 예정이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은 “산불 AI 인식 솔루션이 설치된 CCTV 시스템의 영상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불꽃, 연기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경보기술”이라고 소개했다.

◇“국민에 실시간 정보 제공” 산불위험예보시스템 = 지난 2003년 산불위험 예보를 자동화한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이 도입됐다. 이후 지속적인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기상·지형·임상 등 산악기상 자료와 기상청 자료를 통합 분석해 산불위험지수를 산출하고, 4단계 위험등급으로 표시한 정보를 실시간(1시간 간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형산불 주의보는 실효습도 30∼45% 이하 2일 이상, 풍속 7∼11㎧ 미만, 산불위험지수 51 이상인 경우, 대형산불 경보는 실효습도 30% 미만 2일 이상, 풍속 11㎧ 이상, 산불위험지수 51 이상인 경우 각각 발령된다.

◇“산불 예측 족집게 정평” 산불확산예측시스템 = 2000년대 초반 잇단 동해안·양양 대형 산불을 계기로 산불확산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모델 개발이 절실해지면서 지난 2005년 첫선을 보인 것이 산림청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이다. 발화지의 위치와 지형, 임상, 기상조건 등 자료를 수집하고 시간대별 산불확산경로를 예측·분석해 지리정보시스템(GIS)상에 표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시간대별 산불 확산 속도와 방향을 예측해 산불의 주요 시설물 도달 시간과 피해 예상 면적을 산출해준다. 현장에서는 이 정보를 토대로 헬기·인력·차량 등 진화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운영할 수 있다. 지역주민 안전 확보와 대피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종수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산불 현장 대부분에서 확산예측 결과값과 실제 산불피해 상황이 90% 이상 일치하는 등 높은 정확도로 진화 및 대피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격진화로 60t 물 반경 40m 구역에 뿌려 사찰 보호” = 지난 2005년 산불로 천년고찰 양양 낙산사가 소실된 이후 산림 내 중요시설을 지키는 특수소화시설 도입이 추진됐다. 산림청은 이 같은 특수소화시설을 지난 2012년 처음 도입한 이후 전국 231개소에 설치한 데 이어, 올해도 22개소를 증설한다. 전통사찰을 비롯한 문화재·국가에너지 시설·자연휴양림·수목원 등이 주된 보호대상이다. 시설 주변에 원격제어로 물을 뿌려줄 수 있는 25m 높이의 수막타워 3개를 설치해 산불 발생 시 휴대폰 앱의 스마트 원격 가동 시스템을 통해 물탱크에 저장해둔 60t의 물을 반경 40m 구역에 40분간 뿌려줄 수 있다.

봄철 등 위험시기에는 예방살수도 한다. 지난 2018년 2월 경남 통영시 안정사 경내 요사채에서 발생한 화재의 경우 이 수막타워를 가동해 대웅전 등 보물 2점, 지정문화재 6점 등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냈다. 이 같은 효과가 입증되자 문화재청 등에서 소화시설 확대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알고리즘에 의해 산불을 24시간 감시, 판독하고 상황실에 버저로 알려주는 AI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과학적 산불감시체계로 사각지대가 없도록 철저히 감시해 산불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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